엄마와 함께해요②- 기억력 놀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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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정씨가 조카 조영서·영욱, 딸 김태현, 아들 태후(왼쪽부터)와 함께 직접 만든 교구로 기억력 게임을 하고 있다.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엄마와 함께해요②- 기억력 놀이
꼬리물고 말잇기, 가족 친화감도 높여

주부 조미정씨(38·경기도 수원시)는 김태후(9·남·수원 매산초3)·태현(6·여) 남매와 함께 직접 만든 교구로 기억력 게임을 즐긴다. 태후가 다녔던 집중력센터 교사의 추천으로 시작했다. 조씨는 “태후가 공부는 잘하지만 자기가 관심 없는 대상을 관찰하기 싫어하고 산만한 경향이 있었다”며 “매일 꾸준히 기억력 게임을 하고나서 집중력·기억력이 몰라보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기억력놀이법을 알아봤다. 

<설계도 놀이’로 공간기억력 키워>
 우리아이 두뇌를 깨우는 똑똑한 질문법? 저자 호원희씨는 ‘설계도 놀이’를 추천했다. 아이와 거실에 앉아 집안의 특정공간을 보지 않고 기억만 활용해 평면도 식으로 그린다. 완성된 설계도는 아이의 이름을 적어 그 공간 앞에붙여본다.호씨는 “늘 지내던 자기방이라 쉽게 그릴것 같지만 막상 해보면 여간 어렵지 않다”며“기억을 되살리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기준을잡아 분류하고 특성을 뽑아내는 공간기억력이 향상된다”고 말했다.연습을 반복하다보면 낯선 장소에서도 창문과 문, 가구 위치 등을 보고 공간구조를 유추해내는 능력이 발달한다는 설명이다. 공간기억력이 발달하면 IQ도 높아진다. 호씨는 “관찰과기억을 묶는 연습을 하다보면 관찰력 자체가아이에게 습관이 된다”고 말했다.

‘꼬리 물고 말하기놀이’도 해볼만하다. 앞사람이 한 말을 외워서 말한 후 자신의 말을덧붙여 다음사람에게 넘기는 놀이다. 시장에 가면 볼 수 있는 모습들을 ‘옷가게’, ‘옷가게-생선가게’, ‘옷가게-생선가게-채소가게’식으로 나열해가는 것이다. 온가족이 테이블에 둘러 앉아 함께 즐기기에 적당하다.브레인오아시스교육연구소 최부기 부장은“앞사람이 말한 단어를 집중해 듣는 과정에서청각주의력이 향상된다”며 “가족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친화감 형성에도 효과적”이라고말했다.

<직접 만든 보드게임도 아이들에게 인기>
 최근 ‘두뇌 트레이닝’을 위한 기억력 게임판매가 늘고 있다. 기탄교육 상상몰 안지원 대리는 “시중의 기억력학습게임은 ‘작업기억(워킹메모리)’을 향상시키는 목표로 출시된 것이많다”며 “젊은 엄마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게임형식으로 자연스럽게 기억력을 활성화하는 방식이어서 어린이들도 재미있어 한다. 독일에서 어린이게임 부문 대상을 차지한 ‘치킨 차차차’, 기억력뿐 아니라 상황의 흐름을 파악해야 이길 수 있는 ‘로스맘포스와당나귀똥’ 등이 대표적인 인기게임이다.
 가정에서도 보드게임을 만들 수 있다. 조미정씨는 “시중의 게임이 비싼 편이라 간단한 형태는 직접 만들기도 한다”며 “아이들이 뒤집기 편하도록 큼직하게 만들어주면 오히려 기성품보다 인기가 높을 때도 있다”며 웃었다. 기억력놀이를 할 때는 시험보듯 질문하지않도록 주의한다. 호씨는 “아이가 흥미를 갖고관찰하고 기억하게끔 해야 한다”며 “금방 대답하지 못한다고 다그치듯이 질문하면 아이의 마음이 닫혀 오히려 역효과”라고 말했다.아이의 기억에서 틀린 것을 바로잡아주고 싶은 마음도 참는 것이 좋다.호씨는 “아이가 잘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냥넘어가되 다음에 다시 다른 사물로 기억놀이를 시도하라”며 “아이가 예전에 엄마가 질문한 형식을 기억하고 있다가 다른 것을 관찰할때 적용하기 때문에 굳이 고쳐주지 않아도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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