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 두 차례 중풍에 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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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교황 베네딕토 16세(78.사진)가 과거 두 차례 풍(風)에 걸린 적이 있다고 1일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가 보도했다.

교황은 추기경 신분으로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을 맡았던 1991년 첫 번째 중풍 증세를 보였다.

프랑스 리옹 대주교인 필립 바르바렝 추기경은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현 교황 베네딕토 16세)은 당시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은퇴해 고향 독일로 돌아가 저술활동을 하고 싶다'고 희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요한 바오로 2세가 "너무 중요한 인물이기에 은퇴를 허락할 수 없다"며 붙잡는 바람에 바티칸을 떠나지 못했다. 두 번째 풍은 2년 전에 왔다.

중풍은 심장 기능의 이상으로 생기며, 치료를 받아도 쉽게 재발한다. 275년 만의 최고령 교황으로 선출된 베네딕토 16세는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 전기를 쓴 존 앨런은 "91년 풍에 걸리는 바람에 교황의 시력이 매우 나빠졌다.

이후 교황은 어지럼증과 불면증에 시달려왔다"고 말했다. 교황의 발음이 느리고 어눌한 것도 그 영향으로 추정된다.

남미 출신의 한 추기경은 "교황이 베네딕토 15세의 짧은 재임 기간(8년)을 언급한 적이 있다. 교황 스스로 재임 기간이 길지 못하리라고 예감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교황의 친형 게오르크 라칭거(81)는 지난주 "교황이란 자리가 동생에게 너무 부담스러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기경 시절 측근이었던 이탈리아 출신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은 "교황은 충분한 건강을 유지하고 있으며 주치의들이 잘 보좌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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