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들 채권투자 열기…금리급등에 뭉칫돈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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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금리급등으로 일반인들의 채권투자 열기가 폭발하면서 증권사등 기관투자가들이 떠안고 있던 재고물량 (경과물) 은 물론이고 신규발행물량 (당일발행물) 마저 개인들이 휩쓸어가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회사채금리가 20%이상 고공비행을 지속한 지난주부터 일반인들의 채권매입 주문이 쇄도하자 증권사들은 갓 발행된 채권물량의 상당부분을 개인몫으로 배정하기 시작했다.

통상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발행된지 한참 지난 회사채가 증권사 특판을 통해 넘어가는게 보통이었다.

현대증권의 경우 지난 9일 발행된 현대자동차서비스 3년만기 회사채중 일부를 당일부터 개인투자자에게 내놓아 모두 1백50억원어치를 연리 22%조건에 판 것으로 비롯해 13일 현대방송 2백억원치, 15일 현대정공 90억원어치를 팔았다.

삼성증권은 11일 삼성전관 회사채 3백억원어치를, 12일 제일모직 회사채 50억원어치를 발행즉시 일반인투자자에 배정해 금세 소화했다.

삼성증권 채권팀 관계자는 "채권을 개인투자자에게 공모했다가 물량소화가 제대로 안되면 증권사가 막대한 자금부담과 금리변동위험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신규발행물량은 기관상대 영업이 위주였지만 요즘 같아선 물건이 없어 못팔 지경" 이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3백30억원의 개인대상 판매실적을 올린 대우증권의 경우 고객들이 특정 회사채를 지정해 매입주문을 내고 있지만 마땅한 물량이 없어 팔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대증권도 7백억원이 넘는 매수주문이 적체되는 바람에 매입대금을 예치한 순서대로 채권을 파는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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