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기질 비료 개발 장근풍 사장…음식물 쓰레기로 옥토 가꾼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음식물 쓰레기는 척박해진 우리의 땅을 예전처럼 옥토로 만들 수 있는 영양분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해 유기질 비료를 생산하는 일우유기농산의 장근풍 (張根豊.46) 사장. 그는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바꾸는 기술을 독학으로 개발한 '쓰레기 박사' 다.

경기도김포군에서 돼지 3천마리를 키우고 있는 張사장은 하루 4t가까이 쏟아져 나오는 돈분 (豚糞) 처리에 골머리를 앓았다.

그는 92년부터 유기질비료에 관한 책을 읽으며 돈분에다 음식물 쓰레기와 톱밥을 섞어 발효하면 비료도 만들고 쓰레기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착안을 하게됐다.

곧바로 대학교수들을 찾아 다니며 자문을 구했다.

"음식물 쓰레기에 톱밥을 섞으니 수분은 없어졌지만 비료의 질이 떨어졌어요. 그래서 소.돼지등의 도축 폐기물을 갖다 섞었지요. "

그는 돈사 (豚舍) 옆에 발효공장을 짓고 김포군에서 하루 10t정도의 음식물쓰레기를 가져왔다.

김포군측도 대환영이었다.

골고루 섞인 돈분.쓰레기.도축폐기물.톱밥은 섭씨 80도이상의 열기를 뿜으며 자동 발효된다.

15일간의 초기 발효공정을 거친뒤 다시 재료 뒤엎기를 6개월간 반복해 탄생한 것이 유기질비료 '토미 (土味)' . 張사장은 지난 9월 한국생활용품연구원에 성분분석을 의뢰, 토미의 수소이온농도 (pH)가 8.0으로 산성인 보통 흙 (평균 5.0) 과는 달리 알칼리성을 띄어 중화 (中和) 효과가 뛰어나다는 합격판정을 받았다.

張사장은 음식물 쓰레기가 흙의 영양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각 지자체와 손잡고 퇴비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양영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