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공방 한나라당 역공…“앞뒤 안맞는 허위진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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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병무청 직원 이재왕씨의 폭로로 재연된 이회창후보 장남 정연씨의 고의감량 시비에 대해 한나라당이 일제히 반격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이재왕씨의 폭로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않는 허위진술" 이라며 한마디로 물리쳤다.

동시에 국민회의의 매수에 의한 공작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국민회의의 부도덕성 부각에 총력을 집중, 차제에 대선가도에 부담이 돼온 병역의혹을 떨쳐 버리려는 모습이다.

맹형규 (孟亨奎) 선대위대변인은 10일 서울대병원에 보관중인 정연씨의 병사용진단서사본과 출입국 관리기록등을 공개, "양심선언은 완전한 날조" 라고 반박했다.

이재왕씨가 감량을 위해 자신과 만났다고 주장한 90년10~11월에 정연씨는 미국에 체류, 12월29일 귀국했다며 출입국관리기록을 제시했다.

또 90년 6월 이미 키 1백80㎝, 체중 50㎏으로 병역면제선에 도달, 감량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 孟대변인은 "부재자 투표 전날 밤 허위사실을 폭로, 투표에 영향을 미치게 하려는 국민회의의 교묘하고 지능적인 수법" 이라고 매도했다.

백남치 (白南治) 의원의 보좌관인 조규태 (曺圭泰) 씨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왕씨가 접근해와 10월20일께부터 후보등록일인 11월26일까지 모두 세차례 만난 적이 있다" 며 "李씨가 이회창후보쪽에 유리한 증언을 해줄테니 10억원을 내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며 매수에 의한 폭로공작 의혹을 제기했다.

曺보좌관은 "李씨가 상대당과도 접촉중이며 한나라당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른 당에 가서 증언하겠다며 협박까지 했다" 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또 "모당 (某黨) 후원회로부터 거액을 받고 양심선언을 했다" "李씨의 부인 유모씨가 친구들에게 '남편이 정연씨에게 큰 문제가 없다는 자료를 갖고 있으니 한나라당에 가서 얘기하면 10억원정도 받지 않겠느냐, 돈을 받으면 아이들과 함께 지중해로 여행가자고 했다' 고 자랑했다" 는 제보내용도 공개했다.

한나라당은 김대중.이인제후보를 겨냥, "신체적 결함으로 군대를 면제받아 아픔을 안고 살아온 면제자와 가족들에게 수개월째 상처를 들쑤셔대는 선거운동을 해온데 대해 사과하라" 고 촉구하는등 아예 수세 (守勢) 탈피를 넘어 사태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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