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인수 P&G·코카콜라등 환차익 챙겨…원화 계약뒤 환율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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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급격한 환율상승으로 한국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과는 달리 최근 국내기업을 인수한 美P&G.코카콜라등 외국 기업들은 단기간에 수백억~수천억원에 이르는 환차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후 한달 뒤쯤 대금을 지급키로 하고 원화기준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했는데, 환율 급상승으로 그만큼 투자비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제지를 인수한 P&G사는 지난 10월25일 쌍용그룹 보유주식 24.99%를 포함해 공개매수등의 방법으로 쌍용제지 주식 84.3% (약 6백70만2천주) 를 2천1백억여원에 인수키로 계약을 맺었다.

당시 기준환율은 1달러 = 9백13원으로, P&G측은 총 2억3천만달러를 투자키로 계약한 것. 대금은 11월29일 지급한다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실제 돈을 지불한 11월말에는 환율이 1천1백28원으로 뛰는 바람에 P&G측 부담은 1억8천6백억달러정도로 줄었다.

불과 한달여 사이에 4천4백만달러 (당시 환율로 약 4백90억원)에 달하는 투자비 부담을 던 셈이다.

지난 11월초 두산그룹 음료 사업부를 4천3백22억원에 인수키로 계약을 맺은 코카콜라도 비슷한 경우다.

환율이 달러당 9백64원일때 두산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금결제일을 12월말로 잡았는데,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회사측은 약 1억4천만달러 (현재 환율로 약 2천1백억원) 이상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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