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증권 예탁금반환 거부소동…고객들 거센 항의로 오후들어 영업복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고려증권 직원들이 9일 한때 고객예탁금 반환을 거부, 고객들의 예탁금 인출과 계좌이관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직원들은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던 주택은행이 전날 오후 '고려증권의 인수계획이 없다' 고 공시하자 "예탁금이 모두 반환되면 회사는 빈껍데기만 남아 파산이 우려된다" 며 예탁금인출 업무를 거부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이날 전국 53개 점포가운데 본점 영업부를 포함해 34개 점포에서 직원들의 업무거부로 예탁금인출이 중단됐고 이중 구의.장안.울산등 24개 점포에서는 아예 문을 열지 않아 고객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고려증권 직원들은 전날 주택은행의 공시가 나오자 지방에서 1백여 남여직원이 서울 본점으로 몰려와 3자인수를 통한 생존권 보장이 약속되지 않는한 업무를 중단할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은 고객들의 항의가 거세자 이날 오후1시 '고려증권회생 비상대책' 집회를 열고 논란끝에 영업복귀를 결정했으나 고객들의 반발을 우려해 출근하지 않은 여직원들이 많아 하루종일 사실상 업무가 중단됐다.

특히 고려증권 직원들은 부도이후 회사의 업무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10일에도 고객예탁금 반환이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경영지원팀 관계자는 "3자인수가 불투명하게 되면서 직원들이 월급을 받을지도 불확실한 상태에서 업무를 거부하고 있어 앞날이 걱정된다" 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