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지원이후 태국·인도네시아]5.(끝)위기 치닫는 수하르토 정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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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동아시아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난과 국제통화기금 (IMF) 의 본격적 경제간섭은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30년에 걸친 집권 기반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3일 IMF는 각국의 협조융자를 포함, 모두 3백8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약속하는 대가로 가장 먼저 부실 금융기관의 폐쇄 및 특혜성 국책사업 계획의 대폭 수정을 요구했다.

이들 사업중 상당수는 수하르토 대통령의 가족.친지들이 정치권력을 이용해 독점하다시피 해왔던 것들이어서 무소불위로 여겨졌던 수하르토 일가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뉴스위크지 방콕 지사장 론 모리우는 "수하르토는 이제 가문의 특권과 국가의 복지를 놓고 결단을 내려야 할 갈림길에 서 있다" 고 표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달 1일 IMF측 요구를 받아들여 첫번째 조치로 16개 부실은행 폐쇄를 발표했다.

대통령의 차남인 밤방 트리하트모조가 소유한 안드로메다 은행과 시티 하르디난티 루크마나 (장녀) 의 인더스트리은행, 프로보수테도 (이복동생) 의 자카르타 은행이 명단에 끼었다.

장남 시키트의 우타마은행도 당초 리스트에 들어 있었으나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또 2백39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IMF의 기준에 의거한 재무구조 평가를 조만간 실시한 다음 그중 절반 가량을 폐쇄 또는 통.폐합시킬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와 함께 경상수지 적자를 99년까지 국내총생산 (GDP) 의 2% 수준까지 축소시키라는 IMF의 요구에 따라 70개 대형 국책사업을 연기 또는 포기했다.

재정수입 증대를 위해 물품세의 대폭 인상과 기업.가계에 대한 세금 감면조치를 철폐하기에 이르렀다.

IMF측이 포기토록 요구하는 국책사업중에는 대통령의 3남 토미가 기아자동차와 함께 추진하는 국민차 생산사업과 대통령 친인척이 추진하는 20억달러 규모의 제트여객기 개발 사업이 들어있다.

그러나 수하르토 정권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긴축경제 수행에 따른 경기 급랭과 기업 도산.대량 실업 등이다.

자카르타 포스트지에 따르면 재무구조가 취약한 건자재.유통.전자부품 등에 종사하는 중소업체들이 지난달 이후 절반이상 무너졌으며 내년부터는 대기업들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대기업들이 사업 축소 및 고용 감축등에 나서면 향후 2~3년간 연 2백50만명씩 쏟아져 나올 신규 취업인력이 대부분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정부는 이달 중순부터 시실업 등이다.

자카르타 포스트지에 따르면 재무구조가 취약한 건자재.유통.전자부품 등에 종사하는 중소업체들이 지난달 이후 절반이상 무너졌으며 내년부터는 대기업들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대기업들이 사업 축소 및 고용 감축등에 나서면 향후 2~3년간 연 2백50만명씩 쏟아져 나올 신규 취업인력이 대부분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정부는 이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회교도 최대 명절 라마단을 앞두고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다수 기업들이 라마단 특별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해 근로자들이 명절선물은커녕 귀향조차 못할 것으로 보여 대규모 집단시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개발연구소의 데위 포르투나 안와르는 "최근 경제위기는 수하르토 대통령이 수카르노를 밀어내고 정권을 잡았던 지난 60년대 중반을 연상케 할 정도" 라며 "수하르토 대통령이 경제회생을 위해 대기업 정리와 같은 극약처방을 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고 말했다.

[자카르타 = 임봉수 기자]

<르포 게재 순서>

1. 태국인 뼈깎는 고통분담 (12월1일자 1면)

2. 긴축에 무너진 태국기업 (12월2일자 25면)

3. 경제주권 상실한 泰정부 (12월3일자 25면)

4. 고물가 주름살 印尼국민 (12월6일자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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