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당 "내각 불신임안 제출"…하시모토정권 최대위기 맞을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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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일본의 야당들이 금융위기와 경제불황에 대한 책임을 물어 현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하기로 함에 따라 하시모토 류타로 (橋本龍太郎) 정권은 출범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신진당은 9일 간부회의를 열어 내각불신임안을 제출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민주당.태양당 등 다른 야당들도 이에 동조할 움직임이다.

내각불신임안 제출 시기는 야당 3당이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야당들이 내각불신임안을 제출하기로 결정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자민당이 예금보험법 개정안 통과를 강행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신진.민주.태양당 등 야3당은 금명간 이같은 여당의 강행 움직임에 맞서 중의원 본회의에도 불참할 태세다.

야당들은 은행도 엄연한 개별기업인데 그들의 잘못에 의해 초래된 경영부실을 이 법 개정에 의해 국민의 세금이나 마찬가지인 공적 (公的) 자금으로 막으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민당은 경영이 악화된 금융기관들이 합병할 때에도 예금보험기구를 통해 자금지원이 가능하도록 현행 예금보험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예금보험기구가 합병하는 해당은행에 대해 불량채권을 매입하는 형태로 지원이 가능하게 된다.

야당들은 개정안에 대해 "금융당국의 재량이 확대돼 불투명한 금융행정이 계속될 소지가 있다" "예금보험법이 예금자를 보호하기보다 금융기관을 구제하려는 색채가 짙어진다" "예금보험기구의 지원대상이 확대되면 이 기구의 자금 부족이 심화돼 결국 공적자금의 투입을 재촉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 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도쿄 = 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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