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98년 사업전략…내수침체 대비 수출에 사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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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대그룹이 8일 내놓은 내년 사업계획은 '투자는 줄이되 수출은 늘린다' 는 것이 기본골격이다.

내년에도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고 사업환경이 불투명할 것으로 보여 무리한 투자는 어렵다는 판단과 환율상승.선진국 경기호조 등으로 수출여건은 크게 나아질 것이란 전망을 함께 고려한 전략이다.

삼성.LG.대우 등 다른 주요그룹들도 최근 이같은 골격으로 사업계획을 확정했거나 할 방침이어서 IMF 체제하의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재계의 큰 방향이 제시된 셈이다.

현대는 특히 투자중에서도 시설투자는 올해보다 40%줄이는 등 대폭 삭감하되, 경쟁력과 직결된 연구개발비 (R&D) 투자는 올해보다 13% 늘렸다.

또 내수는 내년에 4% 증가로 잡은 반면 해외매출은 28%나 늘려잡아 전체적인 매출을 14% 늘리기로 하는 등 내수침체를 수출로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수출비중이 크고 해외투자를 활발히 해온 그룹의 특성을 살려 외화수지 흑자를 올해보다 40% 늘린 1백70억달러로 잡는 등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시설투자의 경우 현대는 당초 올해 수준에서 소폭 줄이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IMF협상 등 달라진 경영환경을 고려해 대폭 감축으로 확정했다.

아직 계열사별 투자규모까지 정하지는 않았지만 경영상태가 나빠진 전자.자동차의 투자가 많이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말이나 내년초 시설확충이 끝나는 정유.석유화학.제철 등 분야도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계획은 없다.

또 투자의 기본원칙으로 수익성.현금흐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자금조달에서 국내 모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는 해외신규투자를 우선키로 했다.

투자자금도 내부조달을 원칙으로 하고 영업력 강화와 수익이 낮은 자산을 처분해 조달토록 할 방침이다.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수출이다.

정몽구 (鄭夢九) 회장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내년도 최우선 경영정책 목표는 수출증대" 라고 강조했다.

현대측은 28% 해외부문 매출 확대계획이 환율상승 등으로 충분히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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