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백만장자 190만명 "개인자산관리시장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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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아시아 지역이 세계적인 은행.증권사의 '프라이빗 뱅킹(PB)'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주식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아시아권의 고액 금융자산가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PB란 고액자산가에게 개인별 맞춤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말한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보스턴 컨설팅그룹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아시아에서 100만달러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개인은 모두 190만명이며, 이들의 금융자산 총액은 전년보다 22% 늘어난 6조2000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은 "액수보다는 자산이 늘어나는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의 PB 시장은 향후 5년간 매년 20~30%씩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 간의 각축전은 이미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씨티그룹이 PB시장 선점을 위해 한미은행을 인수했으며,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은 지난달 PB 전용 지점을 개설했다.

서구인들에게만 제공하던 고급 서비스를 아시아 시장에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HSBC는 식사예절 등을 가르치는 '에티켓 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전문가를 소개시켜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은행이 아시아의 PB 시장을 석권하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외환위기를 겪었던 아시아인들은 다양한 국내외 금융자산에 분산 투자하며, 단기 고수익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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