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지원이후]고려증권 부도파장…고려증권은 어떤 회사인가(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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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고려증권은 고려통상그룹의 대표기업으로 약정기준 증권업계 8위의 준대형 증권사다.

고려통상그룹은 고려증권을 비롯해 고려생명보험.고려종금.고려투자신탁운용.고려종합경제연구소등 5개의 금융관련 회사외에 부동산임대업체를 거느리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그룹 창업주인 이강학 (李康學) 씨는 일본 육사 출신으로 치안국장을 지냈으며 61년 5.16혁명으로 투옥됐다가 풀려난 뒤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해 큰돈을 만지기 시작했다.

값싼 중고선을 구입해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해운업을 벌인 그는 70년대 명동 사채시장을 주무르는 큰손으로 떠오르며 부동산을 사들이고 재력을 키워나가던중 지난 81년 고려증권 전신인 대하증권을 인수하게 됐다.

李회장은 이밖에 고려통상.동광제약.반도축산개발.중앙물산.반도개발등 10개 계열사를 세우는 등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부동산경기가 식고 계열 금융회사들도 증시침체 등으로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시련이 닥치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고려증권의 부도로 李회장의 고려통상그룹은 창립이래 최대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고려증권은 여러 증권관련 업무 가운데 인수주선업무를 집중적으로 키워왔다.

예컨대 회사채 지급보증규모가 지난 9월말 현재 99개 기업에 걸쳐 5천1백89억원에 달했고 이중 1천9백82억원은 대지급이 발생해 이것이 결정적으로 부실화의 도화선이 됐다.

증권시장 불황으로 손실을 메울 수도 없게 되면서 자금난이 심화된 상태에서 계열사인 고려종금의 영업정지조치 여파로 결국 부도로 쓰러지는 비운을 맞은 것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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