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회복세로 돌아설까…'반짝 반등'후 약세 보일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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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3일 소폭 상승에 이어 4일 종합주가지수는 큰 폭으로 올라 400선을 회복했다.

은행주를 중심으로 거래도 폭발해 증시가 모처럼 활기찬 모습이다.

주식시장을 뒤덮고 있던 검은 구름이 완전히 걷힌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물론 IMF협상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인식이 일시적으로 주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

지난 2일까지 9일동안 무려 1백30포인트 (25.6%)가 폭락한 것도 반등을 기대하는 이유가 된다.

그러나 업계는 "다시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을 것" 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의 이종우 (李鍾雨) 연구위원은 저성장.고금리 현상의 지속, 구조조정의 본격화에 따른 추가 기업부도 가능성 그리고 정부의 불투명한 부실은행처리방침 등을 이유로 든다.

한 외국증권사 관계자는 "기업의 투자감소.민간의 소비억제가 맞물릴 경우 마이너스성장도 에상된다" 는 견해를 밝혔다.

금융기관을 포함해 부실기업을 봐주지 말라는 것이 IMF의 근본 시각임을 감안하면 "부도는 지금부터" 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진다.

이종우 연구위원은 "외국인한도확대를 즉각적인 매수확대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고 말한다.

지금도 한도가 소진된 종목은 26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당분간 사태를 주시할 것" 이라는 것이 한 외국증권사 서울지점장의 견해다.

환율은 일시적으로 안정을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봄에 또 한차례 고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은행간 인수.합병도 투자자들이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다.

단순히 규모만 커진다고 환영할 일은 아니란 뜻이다.

부실은행의 주식을 소각하고 (휴지가 된다는 뜻이다) 채무도 일부 탕감해주며 직원수를 줄일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면 은행간 인수합병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국내 지점영업에 관심이 있는 외국은행이 국내은행을 인수할 경우 프리미엄이 발생할 수 있다" 는 것이 삼성증권 백운 (白雲) 과장의 분석이다.

실제 은행주들이 사상최대 거래량을 기록하면서 상당수 종목이 상한가까지 치솟은 것은 이런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란 평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주가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권성철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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