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외식비 지출 '과용' - 통계청,'3분기 도시근로자 가계수지'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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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불황으로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비지출이 둔화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소득증가율을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식비 지출등은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큰 폭으로 늘어 소비행태에 경기흐름이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계수지' 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 (월급.보너스.식구들의 부업수입등 모든 소득 합계) 은 2백42만1천9백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같은 소득 증가율은 지난 85년 2분기 이후 12년만에 최저치다.

반면 월평균 소비지출은 1백48만5천원으로 1년전에 비해 8.2% 늘었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해 (11%)에 비해선 떨어졌지만 여전히 소득 증가율을 앞질러 전체 소득 가운데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인 평균소비성향이 지난해 (66.5%)에 비해 0.7%포인트 높아진 67.2%를 기록했다.

소비지출 내역을 보면 외식비 지출이 월평균 16만5천3백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7%나 늘어 증가율이 지난해 (12.2%)에 비해 껑충 뛰었다.

개인교통비도 ▶기아자동차의 30% 세일 영향으로 자동차 구입비가 늘어난데다▶휘발유값 인상등의 영향으로 인한 유지비 지출 증가로 지난해에 비해 25.7%나 늘었다.

교양오락비의 경우 단체여행비등의 지출은 둔화됐으나 TV.컴퓨터등에 대한 수요가 늘고 취업난에 따른 교육.강습자료등에 대한 지출이 늘어 지난해에 비해 15.1%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비행태는 경기변화에 후행하는게 보통" 이라며 "다만 최근 국제통화기금 (IMF) 의 긴급자금지원 충격과 불황에 대한 위기감등으로 앞으로 소비지출 증가세는 눈에 띄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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