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학습 척척 엄마 간섭없이 실천에 옮겨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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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학습판’은 어린이가 스스로 생활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옥상헌 교사(사진)와 송촌초 3학년 1반 학생들.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이미란(37·서울 영등포구)씨는 요즘 딸 김지영(8·서울 우선초2)양에게 숙제하라고 잔소리하는 일이 없어졌다. 귀가하면 간식을 먹기 무섭게 숙제를 시작하기 때문. 얼마전 이씨가 만든 ‘숙제체크판’ 덕이다. 이씨는 “숙제를 일찍 끝내면 반짝이 스티커를 주고 체크판에 붙이게 한다”며 “스스로 숙제를 하면서 예전에 비해 훨씬 학습의욕이 높아졌고, 자신감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기주도학습판’ 이 최근 초등학생 학부모들에게 인기다.

1. 스스로 일상생활 통제 가능
 지난 6일 경기도 송촌초 3학년 1반 교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아이들이 저마다 뭔가를뒤집어 붙이느라 열심이다. ‘양치체크판’이다. 찡그린 얼굴이 그려진 흑백카드가 뒤집어붙이면 웃는 얼굴의 칼라카드로 바뀐다. 이수민(9·송촌초3)양은 “칼라카드로 바뀔 때 기분이 좋아 이빨을 닦고 제일 먼저 달려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 학교 옥상헌 교사는“‘생활체크판’은 일상생활도 재미있는 게임처럼 아이가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잘 지키다 보면 저절로 습관형성이 된다”고 설명했다.

2. 한가지 목표부터 달성하면 자신감 향상
 옥 교사는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자기주도학습판으로 ‘Up&Down(업앤다운) 판’을 추천했다. 하루에 한번 약속한 목표를 지켰을 때 마다 병아리는 엄마닭을 향해 한칸씩 올라간다. 목표를 지키지 못한 날은 커다란 솥을 들고 기다리는 요리사에게 떨어진다. 함은주(9·송촌초3)양은 “발표를 잘해서 병아리가 끝까지 올라가면 체육시간에 더 많이 뛰어놀 수 있는 상을 받는다”며 “요리사에게 떨어지면 벌칙이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집에서 ‘컴퓨터 하루 한시간 하기’‘수학문제 10개씩 풀기’ 등 지켜야 할 사항을 하나 정한다. 처음엔 조금만 노력해도 성공할 수 있도록 목표치를 낮게 잡아야 한다. 평소 인터넷을 하루 2시간 정도 사용했다면 첫 주의 목표는 평소와 같은 ‘2시간’으로 정하는 식이다. 2주후부터 20분, 30분씩 줄여 나가면 아이도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옥 교사는 “성공했을 때마다 칭찬과 함께 작은 상을 주면 더욱 적극적으로 지키게 된다”고 조언했다.

3. 색종이에 미니독후감 적어 장식도
 ‘독서목표판’도 활용해 볼 만하다. 읽은 책의 권수가 늘어날수록 원시인에서 인간으로 발달하는 그림으로 재미를 유도한다. 10권, 20권, 40권 등 기준을 세우고 목표에 도달할 때마다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을 물어보고 대화를 나눈다. 어린이 책은 두께도 얇고 그림도 많아 부담이 적은 편이어서 많은 권수를 읽어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도록 해 주는 것이 좋다. 옥 교사는 “읽은 책의 주인공 이름과 인상깊은 내용을 색종이에 적어 ‘독서목표판’ 아래 쪽에 붙여보는 것도 아이가 재미있게 독후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프리미엄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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