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한파로 아파트등 난방시간 줄이거나 온도 낮추는 '알뜰난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올겨울은 어느 해보다 추울 것 같다.

경제한파에 마음이 움츠러든 탓도 있지만 아파트같은 공동주택들은 값이 오른 기름을 아끼기 위해 난방시간을 줄이거나 온도를 낮추는 방법으로 '알뜰난방' 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온이 영하 2도까지 떨어진 2일 새벽 부산시당감3동 삼익아파트 (1천7백80가구) 관리사무실에는 "추워서 못살겠다.

왜 난방을 해 주지 않느냐" 는 주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중앙집중식인 이 아파트는 지난달부터 난방연료를 벙커C유에서 경유로 바꿨으나 같은 달 28일부터 경유값이 그 전보다 1ℓ에 83원이나 오르자 아파트 관리사무실이 이날부터 연료비 절약을 위해 새벽 보일러 가동시간을 종전 4시~6시까지에서 5시30분까지로 30분 줄이고 물 온도도 65도에서 55도로 낮췄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는 물 온도를 이같이 낮추는 방법으로 실내 최고온도를 18도에서 16도로 낮춰 하루 40드럼 (8천ℓ) 씩 쓰던 경유를 26드럼 (7천2백ℓ) 으로 줄였다.

2일 최저기온이 영하 3.9도를 기록한 대구시수성구지산동 지산청구아파트 관리사무실에도 "추워서 애들과 할머니.할아버지가 감기들겠다" 며 추가난방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전화로 곤욕을 치렀다.

경유값이 오른 뒤 주민들사이에서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조금 추워도 참자" 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하루 두차례 1시간씩 보일러를 가동하던 것을 50분씩으로 줄였지만 일부에서는 "추워 못 살겠다" 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대구시수성구수지동 J아파트의 경우 주민자치회에서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종전 25도까지 올렸던 실내온도를 21도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하자" 는 결의를 해 놓고 있다.

이같은 사정은 난방연료로 경유를 쓰는 부산 (62만6천여가구) 과 대구 (36만5천가구) 의 99만1천여가구 주택들 모두 비슷한 실정. 또 액화천연가스 (LNG) 로 중앙집중식 난방을 하는 부산의 60여 아파트단지 (5만1천여가구) 도 'LNG가격이 곧 30%가량 오를 것' 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난방비 절약문제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부산.대구〓강진권.송의호.김선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