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사의 부모고민 상담]오락에 빠진 중학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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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문>

중2인 아들이 공부는 뒷전이고 오락만 즐겨 오락기를 빼앗아 차 트렁크에 넣어버렸지요. 다행히 오락실까지 찾아 가지는 않지만 여전히 공부에는 관심이 없어 강제로 시키지 않으면 안돼요. 공부를 열심히 하면 상으로 오락을 허락할 생각도 있긴 한데 아이가 도통 공부와는 담을 쌓으니 걱정입니다.

김성숙〈서울 은평구 갈현동〉

<답>

아이가 자기 통제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성적이 나쁜 건 오락탓이지 성격이나 능력 때문이 아니라고 일러주세요. 그리고 당분간 공부하는 습관이나 방법을 바로잡는 걸 목표로 삼아보자고 하세요. "우선 네가 해야 할 일을 정리해서 중요한 순서를 정해보자. 쉬운 과목을 좀 더 많이 공부하고 어려운 과목은 시간을 좀 줄이면 어떨까?

공부가 끝나면 TV를 보든지, 전화를 걸든지 마음대로 하도록 하자꾸나. 네가 네 능력에 맞게 스스로 정하고 약속을 지켜주길 바래. 네 생각은 어떠니?" 하고 말해보세요. 아이가 약속을 지킨 댓가로 오락을 다시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면 "엄마가 오락기를 강제로 뺏아 미안하다.

오락은 잘못하면 중독이 될 수 있으니까 규칙을 정해 반드시 지키도록 하고 어기면 다시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우기로 하자" 고 약속을 받아내세요. 안됐다는 마음에 아이가 약속을 안지켜도 계속 끌려가는 일은 절대 없어야합니다.

공부의 진전과정을 아이 스스로 기록하도록 하고 일정기간이 지난후는 어느점이 실행하기 어려웠는지 물어보고 쉬는 시간과 공부시간의 비율을 아이가 다시 정하도록 하세요. 목표가 성적향상이 아니라 공부습관인만큼 공부시간과 양, 목표를 절대로 높게 잡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또 노트필기방법, 시험보는 방법등을 일러주는 것도 좋습니다.

잘하고 싶어도 요령을 몰라 결과가 안좋은 경우도 있으니까요. 가령 문제를 잘 읽지 않고 덤벙대 알면서도 틀리는 학생이라면 시험볼때 문제를 속으로 읽어나가도록 권해보세요. '이문제의 답은 3번이구나. 그러면 다음문제는 무엇이지? 다음보기는?' 하고 속으로 읽는 겁니다.

다시 하게된 오락때문에 들떠서 공부를 대충하는 눈치더라도 정해진 시간에 의자에 앉아있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이때 오락기나 컴퓨터는 거실에 놓고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플러그를 뺀다는 것을 미리 다짐해두세요.

한숙자〈교육심리학박사·연세대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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