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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가 오면…" 충북권 대학들 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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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이 제정되고 건설 일정과 입지 선정 작업이 구체화함에 따라 충북도 내 대학들이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청주권에 소재한 주성대는 새서울대학으로의 교명 변경을 추진 중이고 충북대는 오창과학산업단지 내의 제2캠퍼스를 IT.NT 분야로, 오송생명과학단지 내의 제3캠퍼스를 보건의료.생명과학 분야로 특성화한 산학연 협동캠퍼스 구상에 착수했다. 또한 청주대는 대대적인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 중이고 서원대 또한 홍보전문위원회를 운영하면서 본격적인 중장기 계획에 착수했다.

이밖에 충청대는 신행정수도와 가장 인접한 대학이 될 것으로 기대해 그에 따른 프로그램 개발에 한창이며, 충주대와 청주과학대는 통합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 그야말로 충북도 내 모든 대학이 신행정수도 건설에 따른 대비에 부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충북권 대학은 현재 타 지방대학에 비해 엄청난 시운(時運)을 맞고 있다. 신행정수도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정부가 충북권을 IT.BT.NT 산업의 핵심 육성지역으로 삼아 개발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조성 중인 충북 오창과학산업단지에는 이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을 비롯, 상당수 외국기업의 입주가 확정됐다. 오송생명과학단지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청.국립보건원 등의 입주가 확정됐고 150여 관련업체의 신청을 받아놓고 있다. 이들 기업 및 정부 연구기구들은 앞으로 충북 내 대학들과 산학 협동의 클러스터를 형성할 예정이다.

이밖에 중앙정부가 심사 중인 정통부의 IT 협동연구센터, 산자부의 NANO 집적센터, 교육부.산자부의 산학협력 중심 대학 및 과기부의 연구중심 대학의 선정 역시 상당수 충북권 대학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전국의 어려운 지방대학에 비해 엄청난 혜택을 안게 될 충북권 대학들은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함은 물론이다. 각 대학이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하고 충청권 전체가 연구.산업의 중추단지가 되도록 대학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 간의 벽, 나아가 대학과 산업체.행정기관 간의 벽을 과감하게 허물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의 전략산업에 맞춘 특성화된 캠퍼스를 만들어 가야 한다.

충북대의 오창.오송 캠퍼스는 그 점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사례일 것이다. 교육.연구 기관과 생산 시설이 함께 어우러지는 '퓨전' '열린'캠퍼스로 추진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충청권 육성의 시대를 맞아 충북권 대학들이 함께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황희연 충북대 교수.도시공학

◇본란은 전국 16개 시.도의 72명 오피니언 리더가 참여, 지난 4월 결성된 중앙일보의 '전국 열린광장' 제2기 위원들의 기고로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