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에 국내 최대 풍동실험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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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제주도 서귀포시 월드컵 경기장은 2002년 1083억원을 들여 지었다. 하지만 그 해 가을 ‘루사’ ‘펑센’ 등 매서운 태풍을 감당하지 못하고 지붕이 날아갔다. 튼튼한 철골구조물인데도 갑작스런 바람의 빠른 풍속을 견디지 못하고 일부가 찢겨 버린 것이다.

바람의 세기에 따른 건축물의 피해나 영향을 측정하는 풍동(風洞)실험센터가 6일 전북대에 문을 열었다.

서귀포시 월드컵경기장처럼 태풍이나 돌풍에 의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축소 모형 실험을 하는 시설이다. 토목·건축·환경·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이 풍동센터는 전북대가 건설연구인프라 구축사업 차원에서 건교부의 지원을 받아 건립했다. 총 85억원이 투입됐고, 5년이 걸렸다.

부지는 4368㎡, 건축연면적은 3479㎡이며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구성돼 있다. 풍동은 시설 규모로 국내 최대, 세계 4위를 자랑한다.

저속시험부는 최대풍속 초당 12m의 바람을, 고속시험부는 최대풍속 초당 30m의 바람을 재연할 수 있다. 실제 바람과 비교할 경우 태풍의 풍속(초당 30~60m)보다 훨씬 강도가 높은 초당 100~200m까지 다양한 바람의 세기를 실험할 수 있다.

서거석 총장은 “100층 이상 빌딩이 태풍·돌풍에도 아무런 피해가 없도록 예방시설을 하거나 도심 아파트숲 사이에 바람길을 만들어 열섬현상을 피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하는 등 바람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다”며 “풍동실험센터가 고층 아파트나 해상 교량, 초대형 복합빌딩 등의 재난 예방에 두루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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