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지도]73.마임…'최고의 마임들' 전원집합(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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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 마임의 현주소를 알려면 오는 12월 11~16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 '한국 마임 97' 행사를 보면된다.

95년부터 시작된 이 마임축제는 순수 국내단체와 마임이스트들이 참가, 실험적이며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개최 연도를 타이틀로 내놓았듯이 당대 마임의 질적 혹은 양적인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마임계 최고 권위의 행사다.

한국마임협의회가 주최한다.

이번 공연의 특징은 그동안 공연하기 힘들었던 그룹마임작품 4편이 한꺼번에 관객앞에 선을 보인다는 점. 특히 유학파 마임가들인 임도완 (프랑스 자크 르콕 국제연극마임학교) , 박미선 (프랑스 에티엔느 드크루 모던마임학교, 영국 런던 모던마임학교) , 남긍호 (프랑스 마스셀 마르소 국제마임학교)가 각기 창작품을 내놓아 어느해보다도 질적 수준의 급상승을 예고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

이번 행사의 첫 주자는 유진규네 몸짓의 '몸짓여행' .76년 '육체표현' 공연을 시작으로 자신의 독특한 마임세계를 개척해온 유진규 (중앙대 강사) 는 그동안 현대사회 부적응자들의 소외와 존재의 모습을 희화적.상징적으로 묘사해 왔다.

'몸짓여행' 은 이런 경향의 기발표작들을 압축해 놓은 것으로 유씨 마임의 역사가 그속에 담겨 있다.

극단 사다리의 '두 문 사이' 는 그룹마임의 재미를 전해준다.

임도완 구성.연출의 이 작품은 이별. 전쟁. 환희. 죽음. 생성등 추상적인 이미지들을 최소한의 언어와 몸짓으로 표현하며 마임의 '형식파괴' 에 도전한다.

마임계의 기대주 박미선.남긍호가 출연하는 '귀여운 악마' 등은 오랜만에 현대 마임의 대가 에티엔느 드크루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 드크루의 대표 레퍼토리중 3작품을 엄선해 국내 처음으로 소개한다.

이밖에 이번 행사의 출품작으로는 환경문제와 청소년 문제를 다룬 조성진의 '나무의 꿈' '청소년 갈 곳이 없어요' , 나비의 초원여행을 통해 자유를 갈구하는 고재경의 '나비' , 이솝우화를 마임화한 강정균.장성익의 '개미와 베짱이' , 원시 자연의 생명력을 노래한 김원범의 '녹색이야기' , 그림자 인형극 형식을 마임에 적극 도입한 이두성의 '허수아비의 꿈 중에서' 등이 있다.

공연일정은 유진규네 몸짓 11.12일 오후7시30분, 박미선. 남긍호. 조성진 13일 오후4시30분.7시30분, 이두성. 고재경. 강정균. 장성익. 김원범 14일 오후4시30분.7시30분, 극단 사다리 15.16일 오후7시30분. 02 - 921 - 1874.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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