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만 보면 출발·도착지 알 수 있어요

중앙일보

입력

7월 1일 서울 버스가 크게 바뀐다.기존의 도시형·좌석형·지역순환형 버스들이 간선·지선·광역·순환 버스 등 4가지로 개편돼 운행된다.이에 따라 기존 버스 노선도 절반 이상 바뀐다.새 번호체계 도입으로 버스 번호도 모두 변경된다.천호대로·삼일로에서 시행중인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가 강남대로,도봉·미아로,수색·성산로로 확대돼 이 구간에선 도로변이 아닌 중앙차로에 설치된 정류장을 이용해야 한다.

◇색깔 보고 골라타세요=시 변두리 지역과 도심을 빠르게 오가려면 파랑(간선)버스를 타야 한다.파랑버스는 버스전용차로를 달리기 때문에 이전보다 운행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서울시는 “파랑버스가 ‘도로 위의 지하철’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파랑버스는 90개 노선에 2600여대가 운행할 예정이다.

초록(지선)버스는 변두리 지역을 돌아다니며 간선버스 및 지하철을 갈아타도록 해준다.확정된 노선은 285개로 130개는 기존과 동일하지만 57개는 신설되고 나머지는 통합(11개)되거나 단축·변경(98개)됐다.현재 운행중인 마을버스 가운데 일부를 지선버스로 편입시킬 예정이어서 앞으로 지선 노선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노랑(순환)버스는 단거리 교통 수요가 많은 지역을 원형으로 돌아다니며 승객을 수송한다.현재 운행중인 도심 지역 2개 노선 외에 여의도와 강남 일대 순환 노선 3개가 새로 생긴다.여의도 일대엔 서쪽 지역을 순환하는 61번(대방역~MBC~여의나루역~국회의사당~여의도역~대방역)과 동쪽 지역을 도는 62번(대방역~여의도역~여의나루역~63빌딩~KBS별관~대방역)이 운행된다.강남지역엔 고속터미널~서초역~강남역~선릉역~코엑스~강남구청~압구정동~신사역~신반포~고속터미널을 순환하는 41번이 다닐 예정이다.

빨강(광역)버스는 수원·안양·성남·고양·의정부 등 수도권 도시와 서울 도심 및 부도심 지역을 오간다.간선버스와 마찬가지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빠른 수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빨강버스 노선은 기존과 달라지는 게 없으나 번호는 변경된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대학교와 대형 쇼핑·위락시설,종합병원,아파트단지 등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맞춤 버스’도 운행할 예정이다.버스 수요가 몰리는 요일이나 시간대에 탄력적으로 버스를 추가 투입함으로써 버스 이용객의 편의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 버스체계는 이곳 저곳 들르던 굴곡 노선을 없애 운행 거리 및 시간과 배차 간격을 줄이고 버스가 닿지 않던 사각지대에 버스를 다니게 함으로써 버스를 지하철 못지 않은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만들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아두면 편리한 새 번호 체계=버스체계 개편과 함께 새 번호 체계가 도입된다.서울시 및 경기도를 0~7권역 등 8개 권역으로 나눠 버스 번호에 출발지와 도착지 권역을 표시함으로써 번호만 봐도 어느 지역을 오가는 버스인지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종로·중구·용산구를 0권역으로 하고 나머지 22개구를 2~4개구씩 묶어 1~7권역으로 분류했다.경기도의 경우는 1~7권역의 서울 자치구와 맞닿은 시·군마다 같은 권역 번호를 부여한다.

버스 색깔에 따라 번호 자릿수도 달라진다.파랑버스는 세자리,초록버스와 빨강버스는 네자리,순환버스는 두자리 숫자를 쓴다.각 버스 번호엔 출발지·도착지 정보가 숨어 있다.파랑버스의 경우 첫번째 숫자는 출발지,두번째 숫자는 도착지를 나타내며 세번째 숫자는 일련번호다.예를 들어 101번은 1권역(도봉·강북·성북·노원구)을 출발해 0권역(종로·중구·용산구)에 도착하는 1번 버스를 의미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버스번호가 모두 바뀌어 처음엔 혼란스럽겠지만 번호체계를 익히면 오히려 목적지 방향의 버스를 골라 타기가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지역에 들어오는 경기도 버스는 이 같은 색깔 분류나 번호체계를 따르지 않는다.서울시가 새 버스체계를 도입하면서 경기도와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버스 속도 높여줄 중앙차로제=도로변에 있던 버스 전용차로를 1차로에 옮겨 설치하는 것이다.현재 천호대로·하정로와 삼일로 구간에서 운영중인 중앙버스전용차로제는 7월부터 도봉·미아로,강남대로,수색·성산로 등 3개 구간에 추가 도입된다.

서울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되면 강남대로는 시속 12.0㎞→28.7㎞,수색·성산로는 24㎞→31㎞,도봉·미아로는 17.3㎞→29.2㎞로 버스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11월께 망우·왕산로(구리시 경계∼서대문), 시흥·한강로(안양시 경계∼서대문), 경인·마포로(부천시 경계∼광화문) 구간에도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특히 동서남북 4개 축의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도심의 세종로 로터리∼종로~동대문 구간에도 연내 설치를 검토중이다.이와 함께 내년까지 공항로, 동작·신반포로 등 7개 도로에도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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