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가 클럽 결성한 지요한씨…“지구촌 오지 다 가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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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그냥 놀러 다니기는 싫다. 남들 다 가는 곳은 더 싫다." 직접 지도를 찾아가며 세계의 험한 곳만 골라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은 그곳에서만 느낄수 있는 원시의 생명력을 찾는 사람들이다.

티벳 서쪽끝 카일라스 산, 네팔 무스탕 왕국, 남미 아콩카과 산,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세계를 간다' 류의 여행안내서에는 제대로 찾기도 힘든 곳만 찾아 20여년간 돌아 다닌 지요한 (40.대홍기획 CR본부팀장) 씨는 얼마전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동호회를 만들었다." '변두리' 만을 골라 다니는 탓에 정보 얻기가 쉬운 일이 아니죠. 어느 곳을 어떻게 가야하는지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면 뭔가 얻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말하자면 '모험가 클럽' 인 이 친목모임은 현재 정년퇴직한 기자. 사진작가. 여행사직원. 대학교수등 탐험가를 자처하는 30~50대 10여명으로 구성돼있다.

모두 오지여행경력이 십수년씩 되는 베테랑. 이들이 처음 선보일 작품은 '오지여행 가이드북' 이다.

지씨 자신부터 미국.일본.유럽에 있는 친구들에게 정보를 수소문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단순히 교통편.숙박시설.기후.음식 등 기본정보뿐 아니라 탐험을 하는데 필요한 기본수칙도 일러줄 계획. 예를 들어 4천미터가 넘는 고산지대를 다녀야 하는 히말라야 지역의 경우 평소 체력 관리를 위한 조깅과 산악구보는 기본이다.

출발전 40~50일부터는 금주.금연은 필수. 지씨는 93년 남미에 갈 때는 체력단련을 위해 새벽 신문배달도 했다고 털어놓는다.

두달 내리 카레만 먹거나 교통편이 없어 열흘을 꼬박 걸었던 탐험가들의 경험은 초보 탐험가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서로의 여행 경험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필요한 이들에게 끊임없이 최신정보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모임 결성후 첫 동반탐험이 될 내년 여름의 목적지는 서아프리카 일대 모리타니. 모로코. 나이지리아. 회원들은 벌써부터 인터넷 등을 통한 사전조사와 체력단련에 들어갔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지구상 존재하는 오지라는 오지는 모두 가보는 것'. 이들에게 여행은 일상의 탈출이 아니라 일상 그자체인 셈이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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