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검거하려다 환갑의 형사반장 순직…후배경관들 눈물의 조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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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환갑을 넘긴 형사반장등 경찰관 2명이 강도수배자를 검거하려다 흉기에 찔려 숨졌다.

19일 오후9시30분쯤 광주시서구양동 M여관 복도에서 서울 동대문경찰서 형사3반장 남궁견 (南宮堅.60.서울 성동구 구의동) 경위와 김상재 (金相才.30.서울 성북구 보문동) 경장이 강도용의자 조기호 (曺基鎬.27.광주시남구양과동) 씨가 휘두른 흉기에 옆구리와 복부등을 찔려 南宮경위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金경장은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20일 오전6시55분쯤 숨졌다.

南宮경위등은 19일 회사돈 6천7백만원을 빼낸 혐의로 조사중이던 전모 (26) 씨가 2천5백여만원을 曺씨에게 뜯겼다고 진술함에 따라 광주로 내려가 애인 (28) 을 통해 曺씨를 여관으로 유인, 검거하려다 변을 당했다.

曺씨는 범행직후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달아나다 20일 오전4시30분쯤 전북익산시 여산휴게소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南宮경위는 61년 순경으로 경찰에 투신한 뒤 36년간 주로 형사계.수사계에서 활약해온 베테랑으로 40여차례의 포상을 받는등 성실한 공직생활을 해왔다고 동료들은 입을 모았다.

1남2녀를 결혼시킨 뒤 부인 金옥분 (58) 씨와 함께 노모 李강길 (81) 씨를 모시고 살아온 南宮경위는 58세인 정년을 3년 연장, 지난해 5월 형사3반장에 부임했으며 내년 6월 정년퇴임예정이었다.

동대문서 이석재 (李石才) 형사과장은 "南宮경위는 '포도대장' 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맡은 일에 충실하면서도 노모에 대한 문안을 하루도 빼놓지 않는 효자로 소문나 있었다" 고 말했다.

한편 순직한 金경장은 90년 경찰생활을 시작, 92년 경장진급과 함께 동대문서에서 근무해온 형사3반의 막내로 일곱살과 세살난 두 아들과 부인 宋은주 (31) 씨를 남겼다.

경찰청은 南宮경위와 金경장에 대해 각각 1계급 특진을 추서하고 22일 오전10시 서울중구신당동 서울경찰청기동단 연병장에서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영결식을 갖기로 했다.

나현철.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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