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톱]MBC'다큐스페셜' '죽음 준비하기' 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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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준일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진시황도 죽음 앞에서는 벌벌 떨었다.

불로초를 찾으려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허사였다.

그렇게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일까. '깨달음' 을 얻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죽음앞에 초연했던 것으로 기록된다.

사약을 받은 소크라테스가 제자들에게 남긴 것은 "닭 한마리 빚을 갚아달라" 는 태연한 한마디였다.

과연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는가.

어떻게든 더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다 극도의 절망감속에 숨을 거두지는 않는가.

20일 밤11시 MBC '다큐스페셜' 은 어떻게 죽음에 대비해야 할까를 한번쯤 생각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죽음 준비하기' 편. 연출자 최승호 (36) PD는 프로그램 제작 의도를 이렇게 말한다.

"정치나 경제계를 보라.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날 사람들이 왜그리 욕심을 부리는가.

당신이 살면서 무엇을 했는지 당장 한장의 유서를 남기라 했을 때 남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쓰는 사람은 적어도 한번쯤 죽음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얼핏 들으면 소재 부족으로 고민하다 프로그램을 메꾸고서 그럴듯하게 늘어놓는 변명같다.

그러나 선진국의 죽음교육실태를 들어보면 꼭 그렇지 않다.

선진국에서는 어린 학생들에게 관속에 들어가보고, 유서도 써보라는 '죽음 대비 교육' 을 시킨다.

그럼으로써 언젠가 떠날 세상을 아름답게 살겠다는 생각이 자리잡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미리 묘자리를 잡고, 수의를 짓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주장이다.

'죽음 준비하기' 는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굳이 이를 보지는 않더라도 죽음의 방법과 거기에 이르기 위한 삶을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는 않을까.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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