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채 20억~30억 달러 중순께 발행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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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순 20억~30억 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추진한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3일 “하나은행이 10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함에 따라 이제는 정부가 외평채 발행에 나설 차례”라며 “국제금융 시장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데다 한국물에 대한 수요가 많아 외평채 발행 여건이 무르익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행 규모는 다소 유동적이다. 투자자가 몰릴 경우 최대 30억 달러도 가능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또 5년 이상의 장기 물을 섞어 발행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발행 시점은 북한 로켓 발사 약 일주일 후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그때쯤 금융시장을 살펴본 뒤 금리 등 조건이 급격하게 나빠지지만 않는다면 외평채 발행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은행과 공기업들이 외평채 발행 후 차입에 나서려고 기다리고 있어 마냥 미룰 수 없다”면서 “이번에 발행을 미루면 하반기에 해외 차입이 집중될 수밖에 없어 불리해진다”고 말했다.

앞서 2일 하나은행은 정부 지급 보증을 받아 10억 달러 규모의 3년 만기 글로벌 채권을 발행했다. 금융위기 이후 정부 지급 보증으로 해외에서 자금을 차입한 것은 처음이다. 발행금리는 ‘리보(런던은행 간 거래금리)+4.9%포인트’다.  

이상렬 기자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환시장과 원화 가치 안정에 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발행하는 채권. 줄여서 외평채라 부른다. 원화와 외화 표시 두 가지로 발행할 수 있다. 달러 표시로 발행하면 달러를 더 들여오는 효과가 있다. 통상 은행과 기업의 해외 차입 조건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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