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박연차에 떨던 PK 국회의원들 검찰 “혐의 없음” 판단에 안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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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산·경남(PK) 의원들이 수난의 시대를 맞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근래 한 말이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 탓에 PK 의원 상당수가 ‘박연차 리스트’에 오르내린 걸 두고서다. 그는 “정말 안타깝다”고도 했다. 실제 박 회장이 PK를 근거로 한 기업인이었다는 점, 김영삼(YS) 정부 이래 정·관계를 두루 ‘통 크게’ 후원해 왔다는 점 때문에 상당수 PK 정치인들이 연루설에 휘말렸다. 송은복 전 김해시장과 경남도지사 후보로 뛰었던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 등이 구속된 터였다. PK에선 “밤새 별일 없능교(없습니까)”란 인사말이 오갈 정도였다.

하지만 공포감이 점차 안도감으로 바뀌고 있다. 검찰이 속속 ‘혐의 없음’이란 판단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홍만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2일 “한나라당 김무성·권경석 의원을 소환조사할 계획이 없다”며 “혐의가 클리어됐다(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선관위로부터 두 의원의 후원금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바 있다. 그는 “정상 회계 처리 여부를 보고 종결했다”며 “이런 사실이 보도가 안 돼 본인(두 사람 지칭)이 검찰을 원망할 만한 이유가 있다”는 표현도 썼다.

그는 “나머지 부분도 상당 부분 클리어될 게 있다”고 말했다. ‘박연차 리스트’에 올라 있는 상당수 의원도 혐의가 없을 것이란 얘기였다. 그는 3일에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런 발언으로 PK 정치인들은 시름을 던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이제 여의도에 큰일은 없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기획수사 아니다”=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3일 이번 사건을 두고 “검찰이 완전한 자율적 권한하에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청와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여부를 두곤 “검찰총장이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에 맡겨두고 수사를 지켜보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정애·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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