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방송 직전 CJD → vCJD (인간 광우병) 단순 실수라고 볼 수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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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MBC PD수첩의 왜곡보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PD수첩 측이 지난해 4월 29일 광우병 첫 방송 직전에 주요 내용을 수정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3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방송 세 시간 전까지 자막 계획서에는 ‘CJD(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라고 돼 있던 것을 방송 직전에 ‘vCJD(인간 광우병)’로 고친 것은 단순 실수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10여 곳에서 실제 취재내용과 다르게 보도가 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여러 형태의 번역본을 모두 확보했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검찰은 그동안 제작진의 e-메일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PD수첩의 시간대별 자막 계획서 및 번역본과 실제 방송 내용을 대조해 이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PD수첩이 아레사 빈슨의 주치의라고 보도한 의사 바롯과의 국제전화에서 그로부터 “내가 (PD수첩 제작진에)아레사 빈슨의 주치의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롯이 ‘실제 빈슨의 주치의가 맞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할 수 없다”고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정병두 1차장검사는 “수정된 부분이 제작진 주장처럼 경미한 실수가 아니라 인터뷰의 실제 내용을 왜곡했다고 볼 만한 중요한 대목으로, 제작진은 검찰에 나와 이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진이 원하는 시간에 언제라도 자진 출두한다면 이들에게 발부된 체포영장을 집행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방송 내용이 사실이거나 사실로 믿을 만한 정황이 있었다는 점만 설명하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결혼을 앞두고 있는 김보슬 PD에 대한 체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체포됐던 이춘근 PD는 검찰에서 “일부 PD들이 조사를 받겠다고 했으나 노조에서 나가지 말라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것을 어떻게 수사할 수 있느냐고 하는데 허위 사실을 보도하는 것은 정당한 비판이라고 할 수 없다. 일부 PD들이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인터넷에 글을 계속 올리고 있는데 이는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쇠고기 수입업체 A사는 PD수첩 보도로 인해 가맹점 10곳 이상이 해지됐다며 지난주 PD수첩 제작진 등을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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