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스필버그 신작 출연 모건 프리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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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흥행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디즈니 부활의 주인공 제프리 카젠버그.음반계의 대부 데이비드 게펜. 이 세명이 자신의 성 첫글자를 따서 만든 '드림웍스 SKG' 가 설립 3년만에 본격적인 '꿈따기' 에 나서고 있다.

'피스메이커' 에 이어 묵직한 역사물 '아미스타드' 와 경쾌한 코미디 '마우스 헌트' 를 12월중 연달아 선보이는 것. 특히 스필버그가 직접 감독한 '아미스타드' 는 1839년 스페인 노예선에서 반란을 일으킨 아프리카인들의 자유를 위해 미국인들이 벌이는 투쟁을 법정드라마 형식으로 그린 작품. 흑인 노예제도에 대한 그의 성찰이 '아카데미 수상' 이라는 결실로 이어질지 관심거리다.

지난 13일 (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리젠시 호텔은 신작 두편의 제작자및 배우 인터뷰를 위해 전세계 31개국에서 온 1백25명의 기자들로 하루종일 북적거렸다.

이날 오전에 만난 모건 프리먼 에게서는 정열적인 노예해방론자 조드슨과는 또다른, 인생을 관조하는 노배우의 여유가 묻어나왔다.

- 이전 영화보다 비중이 적어 보이는데.

"옷을 만드는데 한올한올의 실이 중요한 것처럼 이 영화에서는 모든 역할이 중요하다.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역할은 없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나는 이 영화가 내 영화라고 생각한다."

- '아미스타드' 에서처럼 신문사 경영을 하며 노예해방론자인 부유한 흑인이 1840년대에 있을 수 있었나.

"그런 신문은 진짜 있었다.

노예해방론자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는 흑인이 아니었다."

- 역사로서 '아미스타드' 에 대한 견해는.

"이 작품은 미국판 '쉰들러 리스트' 다.

사실 많은 미국인들이 자신의 역사를 잘 모른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혼혈인만큼 그들은 자신들의 조상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야한다."

- 이 영화가 미국인들의 역사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나.

"그렇다.

이 영화에서 배울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점은 미국 법정의 위대함이다.

대통령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결국 정의를 지켜냈다."

- 그동안 거의 좋은 역할만 맡아왔는데 지겹지 않은가.

"나도 비슷한 배역을 반복해서 맡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관객들이 바라는 나에 대한 이미지가 그러니 어떻하나. 그러나 신작 '하드 레인' 에서는 나쁜 짓을 하다가 죽게 된다.

반응이 궁금하다."

- 한국에서는 '쇼생크 탈출' 로 당신의 인기가 대단하다.

(이 질문을 듣고 프리먼은 팀 로빈슨처럼 두 손을 꼭 쥔 뒤 팔을 번쩍 들고 소리를 질러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박스오피스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나중에 비디오로는 괜찮았다고 들었다."

두번 결혼한 모건 프리먼은 현재 4명의 아이들과 10명의 손자가 있으며 미시시피에 작은 농장을 갖고 있다.

카리브해에 요트도 있으며 항해를 즐긴다고 한다.

뉴욕 =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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