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회창총재 화해할까…갈등해소 공감 시기선택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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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갈등관계에 있는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과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간에 관계개선이 이뤄질까. 최근 청와대와 신한국당 일각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이 문제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화해론' 은 신상우 (辛相佑).박관용 (朴寬用) 의원등 신한국당 민주계 사이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데 18일엔 김덕룡 (金德龍) 공동 선대위원장이 다시 불을 지폈다.

그는 "여당 총재를 지낸 金대통령과 현직 총재의 대립은 여권의 단합에 바람직스럽지 않다" 며 "李총재는 관계개선에 나서야 한다" 고 촉구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17일 "대통령이 어떤 후보와도 갈등관계에 있는 것은 원만한 국정운영에 도움이 안된다" 며 화해성사를 기대했다.

이처럼 金대통령 주변에 부드러운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성사여부는 李총재 결정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화해론을 주창하는 인사들은 金대통령이 아태경제협력체 (APEC) 밴쿠버 정상회의로 출국하는 22일전 두사람이 만나거나, 아니면 전화접촉이라도 이뤄지기를 선호하고 있다.

아니면 金대통령이 27일 귀국한후 정상회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청와대가 추진하는 주요 후보 초청모임에서 자연스럽게 두사람이 손을 잡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李총재 진영은 원칙적으로는 대선전에 관계가 개선되는 것이 나쁠 것 없다고 본다.

하지만 문제는 시점이다.

李총재측은 金대통령과 과감히 절연하고 그의 실정 (失政) 을 공격하면서 홀로서기를 감행한 것이 지지율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고 판단한다.

때문에 李총재가 대선의 확실한 주도권을 잡기 전에 다시 金대통령과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이면 일관성에 상처를 받아 오히려 실 (失) 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일각에선 金대통령의 출국전 "잘 다녀오시라" 는 전화인사로 '평화' 를 구축하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李총재 진영은 매우 신중한 분위기다.

다만 주요 후보 초청설명회는 공식행사이고 여러 사람이 어울리는 만큼 크게 문제될게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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