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 형제여!" 묵타르 이라크 문인협회장 추모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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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 묵타르는 "테러단체의 살인 행위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연합]

"김선일씨 살해 사건은 어떤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되는 범죄행위입니다. 이라크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부끄럽습니다."

후세인 정권 몰락 후 1200여 이라크 문인들을 대표하는 이라크 문인협회장으로 선출된 소설가이자 시인 하미드 무사(48.사진)는 28일 거듭 김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는 "이라크의 모든 국민들, 특히 예술가들과 교육받은 사람들은 슬픔과 분노에 잠겨 있다"고 말했다.

무사는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올해 처음 마련한 아시아 청년작가 워크숍에 참가하기 위해 27일 한국에 도착했다.

무사는 "후세인은 물러났지만 잔당은 남아 있다. 김씨를 살해한 테러단체가 대표적"이라며 "이슬람은 본래 자유와 평화를 추구하는 종교임에도 그들은 살인을 통해 이슬람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사는 이어 "한국에 도착해 김선일씨를 추모하는 시를 한 편 지었다. 내가 지은 시이지만 이라크 국민들의 시이기도 하다"며 자작시 '고 김선일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했다.

무사는 이라크 문인들은 앞으로 테러에 반대하는 입장을 펜으로 표현하고 이야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위험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테러당할 가능성은 있지만 두렵지 않다"고 답했다. 무사는 후세인 정권 시절 한 독서모임에서 후세인을 비판하는 용어를 썼다가 8년형을 선도받고 3년 반 동안 복역했다.

하지만 무사는 "이라크인들은 미국이나 다른 어떤 나라의 파병에도 찬성하지 않으며 이달 말 주권을 이양받는 과도정부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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