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 이란 대일본전 패인 분석…2대1 역전후 '잠그기'소극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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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 는 말은 경제계의 통설이다.

'때리는 선수보다 맞는 선수가 더 지친다' 는 것은 복싱에서 증명된다.

축구에서도 골을 넣는 것보다 지키는게 더 어려운게 사실이다.

16일 밤 벌어진 일본 - 이란전은 이런 속설을 여실히 증명해준 경기였다.

일본이 연장 후반 13분 오카노의 골든골로 3 - 2로 승리한 이 경기에서 이란은 잇단 패착을 뒀다.

전반 선취골을 내준 이란은 후반 우세한 체력을 바탕으로 2골을 연거푸 넣어 2 - 1로 역전을 시킨후 '잠그기' 에 나섰다.

이때의 시간이 후반 13분. 아직도 30분이나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일본은 지친 미우라.나카야마 투톱을 빼고 싱싱한 조 쇼지와 로페스를 투입했다.

일본은 수비에 급급한 이란 문전을 쉴새없이 두들겼고 후반 30분 결국 조의 헤딩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잠그기' 에 실패해 맥이 빠진 이란과 동점골을 뽑아 사기가 오른 일본의 다음 플레이는 일방적일수 밖에 없었다.

한국과의 홈경기에서 1 - 0으로 리드한 상황에서 로페스를 빼고 수비수인 아키타를 기용, '잠그기' 에 나섰다가 2 - 1로 역전패했던 일본으로서는 그 반대 경우로 본선 티켓을 따낸 것이다.

이란의 또다른 패착은 컨디션 조절 실패. 일본이 일찌감치 지난 10일 고온의 말레이시아 현지에 도착해 컨디션 조절을 한 반면 이란은 경기 이틀전인 14일에야 도착, 컨디션 조절을 할 여유가 없었다.

일본은 정신력에서도 이란을 압도했다.

일본은 최종예선 기간중 후반 30분이 지나면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으나 이날은 연장 후반까지 1백18분간을 줄기차게 뛰어다녔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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