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갖가지 사업 손대는 폭력조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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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범죄와의 전쟁' 당시 칠성파등 부산의 4대 폭력조직이 와해된후 독자적으로 행동하던 폭력배들이 최근들어 세력을 조직화하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들 신흥조직의 경우 유흥가.도박판.윤락가는 물론 이제까지 금기시됐던 마약까지 취급하는등 돈이 되는 곳이면 어디에나 손을 뻗치고 있는 것도 새로운 변화. 최근 부산지검 강력부에 적발된 폭력조직 '인수파' 일당 (20명) 은 부산의 대표적 유흥가인 동래 온천장에서 단란주점을 무려 5곳이나 운영해 왔다.

강력부 박충근 (朴忠根) 검사는 "단란주점에서 나온 월 매출액만도 최소 2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며 "폭력조직이 단순히 유흥업소나 갈취하던 시대는 지나갔고 '합법적 사업' 을 벌이는 상황" 이라고 밝혔다.

朴검사는 "인수파는 두목 박인수 (32.구속중) 씨가 95년7월 출소한 뒤 기존 폭력계에선 알려지지 않은 신진 세력들을 모아 급부상한 조직" 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9월 행동대장 (박종범.42) 이 구속된 신칠성파는 러시아여성이 포함된 국제 윤락조직을 갈취하며 성장했고, '300번지파' 는 도박판을 운영해 큰 돈을 거머쥔 조직. 300번지파의 경우 주부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도박판을 벌이며 연간 2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지난달 검찰에 적발된 올림피아호텔 증기탕의 거액 뇌물사건에도 폭력조직원과 경찰.시청직원이 함께 연루돼 충격을 던져주는등 폭력조직의 자금조달 수단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처럼 조직이 노출된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고 이밖에도 은밀히 성장하고 있는 폭력조직이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합법적인 사업으로 위장해 검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요즘은 중소 규모의 폭력조직이 은밀하게 갖가지 사업에 손을 대고 있는 실정" 이라고 전했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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