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양극화 속 청약전략 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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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신규 분양시장도 대체로 침체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높은 경쟁률을 보여왔던 서울 동시분양의 경우 올 초부터 청약자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지난 1차 동시분양 때는 서울 1순위에서 0.81대 1을 기록, 모집 가구수도 못 채웠다. 이는 2001년 7차 동시분양의 0.32대 1 이후 최저 경쟁률이다.

4차와 5차 동시분양에서도 각각 346가구, 191가구가 남아 대규모 미달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권 요지의 아파트도 명성에 걸맞지 않게 미계약 물량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는 시장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고분양가 ▶투기과열지구 분양권 전매 금지 ▶5년간 1순위 청약자격 제한 등의 이유로 투자자들이 통장 사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재료가 있는 지역이나 그동안 주택 공급이 많지 않았던 지방 중소도시는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새 수도 이전 혜택이 기대되는 충북 오창과학산업단지의 경우 5000여가구의 물량공세에도 순위 내 마감과 함께 계약까지 모두 끝내 눈길을 끌었다.

또 전북 전주와 경남 진해 LG송천자이, 경남 사천 대우푸르지오 등 비투기과열지구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지역에 나온 아파트 역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분양시장은 7월 초 청약하는 화성 동탄신도시 시범단지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2기 신도시의 첫 분양인 데다 대형업체들이 바람몰이를 해준다면 하반기 청약시장이 의외로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별.위치별 양극화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이라도 중소 규모 아파트나 공급과잉을 빚고 있는 충남 아산 등지는 여전히 찬바람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무주택자나 1주택자는 재료가 있는 지역 위주로 청약할 것을 조언한다. 텐커뮤니티 김경미 팀장은 "새 아파트 청약은 무주택자가 시세차익을 보면서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는 드문 기회"라며 "위기탈출을 위해 중도금 무이자.이자후불제 등 업체들이 쏟아내는 각종 혜택을 적극 활용할 만하다"고 말했다.

하반기 택지개발지구 내 원가연동제와 채권입찰제가 법제화될 가능성도 있어 이해득실에 따라 청약전략을 달리 해야 한다.

이 제도가 확정되면 택지개발지구 내 아파트의 경우 중.소형은 분양가가 낮아지는 반면 대형은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 알파오S 곽창석 상무는 "화성 동탄신도시 시범단지를 비롯해 내년부터 판교.파주.김포 등 입지 조건이 좋은 신도시 물량이 연거푸 쏟아질 예정"이라며 "중소형 주택을 원하는 사람은 원가연동제가 시행되는 내년 이후로 미루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비(非)택지지구에서는 서울 잠실.청담도곡 등 강남권 저밀도 재건축지구 대단지 아파트 일반분양분을 적극 공략할 만하다. 저밀도지구는 모두 대단지인 데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택지공급이 줄어든 서울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꼽힌다.

청약저축 통장 가입자는 택지개발지구나 서울.수도권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나올 아파트를 노려 볼 만하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그린벨트 해제지역의 경우 이르면 연말부터 서울 강남구 세곡지구, 송파구 마천지구, 강동구 강일지구 등 인기지역에서 임대아파트와 공공분양 아파트가 나올 예정이어서 통장을 계속 갖고 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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