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MVP 올 대우 우승주역 김주성·마니치 각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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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국내 최초로 용병 MVP (최우수선수)가 탄생할 것인가."

올시즌 프로축구 최고의 스타를 뽑는 MVP자리를 놓고 스위퍼 김주성 (31) 과 유고용병 스트라이커 마니치 (25)가 뜨거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우승팀에 MVP가 돌아가는 관례에 따라 이들이 최종후보로 압축됐다.

둘다 올시즌 대우를 3관왕 (아디다스컵.프로스펙스컵.라피도컵) 으로 이끈 주역이다.

사실 그동안 외국 용병에게는 MVP가 배제됐었다.

아무리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더라도 MVP를 주지 않고 국내 선수에게 주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마니치가 올시즌 워낙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후보대열에 올랐다.

한때 치렁치렁한 긴머리를 늘어뜨리고 야생마 처럼 질주하며 '아시아의 삼손' 으로 극찬을 받았던 김주성. 지난 87년 대우에 입단한 그는 그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신인왕에 올랐고 91년 시즌에는 팀우승의 주역이 됐다.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떨친 그였으나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서는 한번도 MVP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단지 후보로 올랐다는데 자위해야 했다.

그런 김이 지난해부터 공격수에서 수비수 (스위퍼) 로 변신, 팀의 밀알이 됐다.

게다가 팀내 최고참으로 솔선수범, 동료.후배들로부터 존경을 받고있다.

김은 올시즌 정규리그인 라피도컵에서 경고2회와 부상으로 결장한 두 경기를 제외하고 16경기에 출장, 스위퍼로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번 만은 놓치지 않겠다고는 하지만 강력한 라이벌 마니치가 있어 역시 만만치않다.

마니치가 될 경우 '국내 첫 용병 MVP' 라는 기록을 추가하게 된다.

프랑스 니스클럽에서 뛰다 지난해 1월 대우에 둥지를 튼 마니치는 올시즌 라피도컵 15경기에 출장, 7골.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폭발적인 힘과 스피드를 내세워 그라운드를 누볐던 마니치는 프로스펙스컵에서도 7경기에 출전, 6골로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유고 국가대표 출신인 마니치는 지난해말 라데가 떠난뒤 "이제는 나의 무대" 라며 큰소리쳤다.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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