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이회창-이인제 등거리 포격…'2위 각축전 부채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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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가 11일 이회창.이인제후보를 동시에 공격하고 나왔다.

이회창후보에 대한 공격은 20여일만에 처음 나온 것. 2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선 투표일까지 두 李후보를 등거리 (等距離)에 놓고 대한다는 신호같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한국당.민주당간 합당 매수 의혹의 규명을 촉구한 것. 국민신당 김운환 (金운桓) 의원이 발설한 것으로 한 언론에 보도됐다가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金의원의 항의로 바로 빠져버렸던 사안이다.

국민회의는 이에 대한 검찰의 적극 수사 촉구를 통해 신한국당과 국민신당 양쪽에 똑같은 강도의 타격을 가한다는 계산이다.

정동영 (鄭東泳) 대변인은 이에 앞서 이회창후보에겐 김대중총재 비자금 폭로 과정을, 이인제후보에게는 창당자금 출처를 나란히 공개 질문했다.

이회창후보가 10일 토론회에서 "비자금 문제는 당에 들어온 자료를 강삼재 (姜三載) 전사무총장에게 검토하게 했다" 고 말한 것을 들어 "지금까지는 전화보고와 중간보고만 받았다고 하지 않았느냐" 고 따져물었다.

姜전총장의 '李총재 지시' 폭로 발언 전에는 자신의 직접 지시 사실을 부인하다가 이제서야 시인하고 나섰다는 것. 국민회의는 특히 李총재가 비자금 제보 입수 경위와 관련해 "적법한 절차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고 한 점을 집중 추궁했다.

鄭대변인은 "수백쪽에 이르는 허위 공작 문서를 입수경위조차 모르며 폭로했다면 이것만으로 국가경영 자격이 없다" 고 비판했다.

국민신당을 향해선 "단 한차례 공개모금.내부모금.당비헌납도 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23억원을 만들었느냐" 고 따져 물었다.

특히 이인제후보가 지난 6일 토론회에서 '지구당 창당자금을 단 한푼도 내려보내지 않았다" 고 말한데 반해 박범진 (朴範珍) 사무총장이 "1억5천만원을 내려보냈다" 고 시인한 차이점을 해명하라고 추궁했다.

국민회의는 또 여론이 이회창 - 조순 연대에 '관대' 한데 따른 불만도 표시했다.

한광옥 (韓光玉) 부총재는 "우리는 1년반 협상을 끝내고도 '엄청난' 비난을 받았는데 저쪽은 졸속.밀실.인척이 개입된 협상임에도 쉽게 넘어가고 있다" 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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