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패션 디자이너 모리 하나에 은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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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모리 하나에(森英惠.78.사진 가운데)가 다음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추동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복) 컬렉션'을 끝으로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27일 일본 언론이 밝혔다.

1977년 동양인으론 처음으로 전세계 디자이너들의 꿈인 '파리 오트 쿠튀르 연합'의 정식 회원이 된 모리는 "오랜 고민 끝에 50년 간의 디자이너 활동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 이유에 대해 "전쟁과 테러로 인한 불안 심리로 고객의 수가 계속 줄어드는데다, 비용이 많이 드는 고급 맞춤복이 상업적인 의미에서 시대에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리는 은퇴 한 뒤 일본 내에 재단을 만들어 후진 양성과 문화 교류에 전념할 계획이다.

도쿄(東京)여자대를 졸업한 뒤 51년 도쿄 신주쿠(新宿)에 작업실을 연 모리는 주로 영화 관련 의상을 제작했다. 이후 뉴욕과 파리 패션계에 진출해 산뜻한 색채와 일본 전통의상 디자인을 결합한 독특한 의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02년 경영난으로 기성복 브랜드인 'HANAE MORI'를 일본 미쓰이(三井)물산에 넘기고 파리에서 고급 맞춤복 제작에만 전념해 왔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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