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중앙초교 한자신동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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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 한자신동이 있어요.” 충남 아산의 한 초등학교에 한자 3500자를 줄줄 꿰는 학생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온양중앙초등학교 6학년 김수현(12·사진)양.

김 양은 얼마 전 치른 한자 국가검정시험 1급에 합격했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한자 1급 시험에 합격한 것은 지역에서는 드문 일이다. 보통의 초등학생들이 한자 6급, 중·고생들이 4급, 대학생들이 2~3급인 점을 감안하면 김 양의 실력을 가늠케 한다.

김 양은 1학년 때인 2004년 친구가 한자공부를 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처음 한자를 접했다고 한다. 그 뒤 김 양은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한 두 차례씩 한자시험을 치러 1급까지 따냈다.

장래 희망이 교사인 김 양은 “주변에서는 의사나 변호사가 되기를 바라는데 나는 존경 받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수현 양의 담임 강영자(38) 교사는 “평소 예쁘고 얌전하기로 유명한 수현이지만 한자를 공부하는 시간만큼은 친구들의 질문 세례에 말 많은 아이로 변한다”며 “한자를 통해 자신감 넘치는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강 교사는 “담임을 맡은 지 한 달 가량 밖에 안 됐지만 과학·음악 분야에서도 남 다른 재능을 보이고 있다”며 “학습태도도 바르고 성실한 학생”이라고 칭찬했다. 수현 양의 소식이 알려지자 학교에서는 한자 공부열풍이 불고 있다. 쉬는 시간이 되면 수현 양을 찾아 한자 책을 들고 와 ‘공부비결’을 묻는 학생들도 줄을 서고 있다.

온양중앙초는 ‘온양중앙3품제’의 하나로 아침 서당교육을 마련해 학생들 사이에 한자 붐을 일으키고 있다. 정순신 온양중앙초 교장은 “수현양의 사례를 계기로 우리 학교 학생 모두가 한자공부에 더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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