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월 스트리트저널]미국 산업생산 계속 증가…공급과잉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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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속적인 경기확장세를 보이는 미국 경제가 과열되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기업부문의 부채가 가계부문 부채를 추월하면서 과잉 공급의 가능성이 커져 자칫하면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메릴 린치의 투자전략가 찰스 클로우는 "미국 경제의 과잉생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며 "동남아 국가들이 최근의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생산을 가속화하고 미국 등 해외시장에 대한 수출에 대대적으로 나선다면 미국 시장에서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세계적 의류업체 리바이스사가 최근 북미지역 11개 공장의 문을 닫고 종업원가운데 34%를 줄이기로 하는 등 일부 기업들은 생산설비를 줄이기 시작했으나 대부분은 여전히 확장에 여념이 없다.

오하이오주의 유통업체 MBA마케팅사의 경우 3개 매장을 추가로 열 예정이며 앞으로 계속 새 매장을 개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얼마나 소비가 뒷받침될 지는 미지수다.

경제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수요 증가세가 이미 주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91년 경기침체가 끝난 이후 지난 1월까지 가계부문의 부채증가는 기업부문보다 항상 앞섰으나 2월이후 기업부채가 가계부채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이같은 양상은 경기과열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공장들의 생산능력 증가도 지난 28년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 산업계는 올 하반기 들어 상반기보다 생산능력을 더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산업생산능력은 연간 3~3.5%정도 증가해 국내총생산 (GDP) 증가세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생산능력의 증가세가 4%대로 늘어나면서 과잉생산의 우려를 더욱 높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컴퓨터.전자.합성섬유.목재.석유산업 등이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섬유.종이 등 일부 업종들은 정체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메릴린치의 클로우는 "머지않아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인하로 인해 투자 증가세가 둔화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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