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당 홈페이지 희비 엇갈려

중앙일보

입력

4.30 재보선 결과를 놓고, 승자인 한나라당과 패자인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도 희비가 엇갈렸다.

1일 오전 12시 현재 한나라당 홈페이지(www.hannara.or.kr)는 "국민 여러분의 2번 선택에 감사드린다"는 제목의 당선자 소개를 메인에 배치한 반면, 열린우리당 홈페이지(www.eparty.or.kr)에는 재보궐 선거 후보자 소개가 그대로 걸려있는 등 홈페이지 업데이트 마저 잊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각각 '박 대표님 수고(한나라당)'.'지도부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열린우리당)'는 글들이 주류를 이뤄,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 '망연자실'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1일 열린우리당 홈페이지는 충격의 전패를 반영하듯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다.

홈페이지에 접속할 경우 자동으로 뜨게되는 후보자 소개 동영상에는 경남 김해에서 출마한 이정욱 후보와 경북 영천 정동윤 후보의 출마의 변이 그대로 걸려있다.

또 '지도부를 문책해야 한다'거나 '참패의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들이 많았다.

자유게시판에 글을 남긴 황준택씨는 "어려운 국민경제는 아랑곳없이 국민이 원하지도 않는 보안법철폐.과거사법제정 등 민생과는 동떨어진 일에만 열을 올렸기 때문"이라며 패배의 원인을 분석했다.

황씨는 이어 "정치 경험이 없는 386세대의 목소리가 너무 커 국민들이 모두 외면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환심을 사는데, 진보 개혁이면 어떻고 혁신 보수면 어떠냐"고 따져 물었다.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아이디 topjeuss는 "선거 결과가 너무 부끄럽다"며 "어떻게 하든 책임을 다하고 의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의 용퇴를 촉구했다.

네티즌들은 그러나, 이번 선거를 참담하게 여기기 보다는 도약의 기회로 삼으라는 의견을 내걸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 글을 남긴 김희연씨는 "이번 선거결과는 그 동안 국민경제가 너무 힘들다보니, 바꿔보자는 생각에서 현 정권에 일침을 가한 것"이라면서 "이번 참패를 너무 참담하게 여기지는 말고 정말 국민의 입장에서 몸으로 느낄 수 있는 현안들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대빈씨는 "이번 선거결과로 개혁이 망가질 수는 없다"면서 "자질없는 정치가들을 대량 양산해서 일회용으로 채워넣는 현재의 전략에서 벗어나, 차기 선거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개혁인재들을 꾸준히 충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득의만만' 한나라당 홈페이지 = 재보선에서 5곳의 국회의원 의석을 추가로 확보한 한나라당 홈페이지는 말 그대로 '잔치 분위기'였다.

홈페이지 메인은 당선자 소개로 꾸며졌고, 한나라당 측은 '한나라당에 내리신 채찍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민여러분의 깊은 뜻.진지한 소망을 무릎 꿇어 받들겠다"며 "국민 여러분을 위해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자유게시판에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노고를 치하하는 글이 많았다.

네티즌 윤홍로씨는 "이번 선거는 당내외의 시기하는 사람들이 박 대표를 모욕하고 흔드는 속에서도 묵묵히 받아들이고 선진 정치를 향해 전진한 결과"라면서 "앞으로도 국민을 위해 흔들림없이 수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형율씨는 자신을 '박 대표를 비난하는 사람'이라 소개하면서도 "이번 선거는 박 대표의 승리라는 것에 추호도 이의를 달지 않겠다"며 "한나라당에 축하의 말을 남긴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내년 지방선거에 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분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아이디 rlaangus는 "이번 선거 결과에 방심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더욱 노력한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열우당은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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