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구명문 노스캐롤라이나대 '나이키 기부금'으로 곤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나이키사로부터 거액을 기부받기로 계약을 한 미국의 대학 농구명문 노스캐롤라이나대와 딘 스미스전감독이 이와 관련, 곤욕을 치르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대는 지난달 소속 농구팀이 나이키운동화와 유니폼을 착용하는 조건으로 7백10만달러 (약 68억원) 를 받기로 계약했다.

이같은 계약이 발표되자 학생들이 나이키가 베트남공장에서 근로자들의 인권문제와 관련,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 대학의 '나이키 바로알기' 그룹은 계약자체를 반대하는 한편 이미 한 계약이라 어쩔 수 없다면 나이키 기부금을 인권단체에 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학의 전설적 농구 감독 딘 스미스도 이 사건에 연루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스미스는 지난달 학생들의 간곡한 만류도 뿌리치고 '쉬고 싶다' 며 이 학교의 문을 나섰다.

그런 그가 불과 한달도 안돼 나이키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 나이키의 편을 들었다.

이 일은 일반 학생들까지 나이키 반대운동에 동참하게 한 계기가 됐다.

매몰차게 팀을 떠난 딘 스미스가 나이키 홍보원으로 이용되는 것이 기분나쁘다는 것이 이 학교 학생들의 정서다.

스미스는 수십년동안 이 학교 농구팀을 맡아 노스캐롤라이나대를 미국 대학농구의 정상에 올려놨으며 불세출의 스타 마이클 조던등 수많은 스타들을 길러낸 명장이다.

사태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흐르자 나이키사는 크게 당황, 농구팀 감독들에 대한 동남아시아 공장 견학코스를 마련했으며 전직 외교관을 베트남에 급파, 무마에 나섰다.

그러나 학생들은 나이키사가 인권문제에 보다 근본적으로 대처하지 않을 경우 역시 거액 (6백만달러) 을 후원받은 플로리다 주립대학과 연대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