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사주카페' 성업…취업난 답답함 풀고 연인과 궁합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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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연애.구직상담은 사주 (四柱) 카페에서' - .

서울 신촌.이대앞 20여곳을 비롯해 성신여대앞.종로.대학로등 대학가나 젊은이들이 모이는 거리에 점집과 카페의 장점을 결합시킨 신종 '사주카페' 가 성업중이다.

사주카페는 연인들의 '궁합' 부터 특히 취업난이 최악에 달한 요즘 입사시험에서 고배를 마신 대학생등 취업예비군들에게 '구직 카운슬링' 기능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4일 오후7시 서울서대문구창천동 신촌대학가 뒷골목에 올초 자리잡은 사주카페 '헤세드 (HESED)' .기업체 입사시험에 두번 떨어진 E대 졸업반 金모 (23.여.경영학과) 씨가 근심어린 얼굴로 "올해안에 취업이 가능할지" 를 묻자 '도사아저씨' 현명환 (玄明煥.33) 씨가 직접 창안한 운세풀이표를 보며 카운슬링을 해준다.

5분 상담에 복채는 단돈 3천원. I대 졸업반 池모 (24.여.소비자아동학과) 씨는 "취업문제로 고민하는 졸업반 친구들은 이미 서너번씩 이런 곳을 찾았다" 고 말해 4만~5만원 하는 시중 점집에 비해 값도 싸고 차를 마시면서 직업운세를 볼 수 있는 사주카페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대학가에서 이처럼 사주카페가 성업중인 이유는 극심한 취업난과 카페업주들의 불황타개 전략이 어우러진 결과. 예비직장인들은 상담을 통해 취업난으로 겪는 답답함을 풀 수 있고 카페주인들은 "많을 경우 20%까지 매출신장 효과를 본다" 는 얘기다.

매출이 늘어 하루 70~80여명을 상담해 올리는 수익 20여만원은 전액 상담자의 몫. 낮12시부터 오후8시까지 상담하는 玄씨는 "여대생들의 첫 질문은 연애가 아닌 취업문제" 라며 "팔자타령보다 현실적 대안을 제시해준게 먹혀든다" 고 자평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사주를 안보면 손님이 끊긴다" 는 업주들의 아우성이 나돌 정도로 최근엔 레스토랑.커피숍에까지 이들 '도사' 를 상주시키며 '사주보기'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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