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발사대 장착 내달 4 ~ 5일쯤 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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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북한이 대포동 2호의 발사기간을 4∼8일로 신고했지만 4∼5일쯤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군 기상대는 다음 달 4∼5일의 무수단리 부근엔 약간의 구름만 있을 뿐 날씨가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미는 북한이 발사대에 장착한 대포동 2호의 길이가 30여m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상단 부분은 덮개로 가려져 있어 탄두 또는 인공위성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광명성 2호’라는 인공위성을 발사체인 ‘은하 2호’에 실어 발사할 것이라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인공위성을 위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 미사일이 발사대에 장착된 것을 파악했으나 정밀분석이 필요해 공식 발표는 미뤘다”면서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을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의 발사대에 장착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26일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에서 남북 측 군인들이 서로를 주시하고 있다. [판문점=연합뉴스]


북한이 대포동 2호를 발사대에 장착하자 국방부는 이날부터 ‘미사일 위기조치반’을 가동했다. 합동참모본부도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위기조치반은 미군 측과 공조해 북한의 로켓 발사작업 동향을 관련 부처에 전달한다.

다른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함에 따라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동해상으로 보내 대포동 2호를 추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대왕함은 다기능 특수레이더인 SPY-ID(V)로 1000km 떨어진 비행물체를 탐지·추적한다. 세종대왕함은 동해에서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인 채피함·매케인함을 비롯, 일본 이지스함 2척과 함께 활동하게 된다.

북한은 이번 대포동 2호의 발사를 위해 발사대의 높이를 30m 이상으로 개량했다. 또 대포동 2호에 액체연료를 신속하게 주입하기 위해 지하에 액체연료관을 매설했다. 발사대는 대포동 2호 개량형의 크기(지름 2.2m)에 맞게 확장했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북한이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경고를 무시하고 발사를 강행한다면 이는 한반도 안보와 동북아 지역 안정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도발행위임을 밝혀둔다”며 “발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 “안보리 회부만 해도 6자회담 없다”=북한 외무성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위성 발사에 단 한마디라도 비난하는 문건을 내거나 상정을 취급하는 자체가 우리에 대한 적대 행위”라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이어 “이러한 적대 행위로 인해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이 부정당하는 그 순간부터 6자회담은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조선반도 비핵화를 향해 지금까지 진척돼 온 모든 과정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고 필요한 조치들이 취해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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