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봉사동아리 CHANCE,달동네 어린이와 사랑나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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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풍물놀이가 제일 재미있어요. 전 징을 치고요, 종윤이는 장구, 동희는 북을 쳐요. 성적요? 공부방 나온 뒤로 많이 올랐어요. 에이, 몇등인지는 묻지 마세요. " 29일 오후 서울성북구미아7동 '어린이 사랑방' 에서 만난 姜현준 (12.미양초등학교5) 군. 현준이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매일 이곳 사랑방으로 달려온다.

15평 남짓한 이 허름한 공간이 현준이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편한 곳. 지난 5월 사랑방에 나오기 시작한 이후 현준이는 이제 전자오락실과 만화방에는 가지 않는다.

"대학생 선생님들이 날마다 새로운 걸 가르쳐 줘요. 연극.풍물.글짓기.벽화그리기.전통놀이 같은 거요. 학교 공부도 도와주시죠. " 아이들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선생님' 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서강대 자원봉사 동아리 CHANCE (회장 朴對俠.20.법학2) 사람들. CHANCE는 '교육을 통한 발전에 관심을 갖고 돕는다' 는 뜻의 영문 약자다.

지난 85년 순수 자원봉사를 지향하며 만들어져 지금은 모두 38명의 학생들이 '봉사의 기쁨' 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1월 사랑방이 문을 연 이후 1.2학년 학생 20명이 조를 나눠 일요일을 빼곤 매일 사랑방을 찾아 30여명의 '달동네' 아이들을 돌본다.

3.4학년 학생들은 서울은평구증산동에 있는 정신지체장애인을 위한 '바오로 교실' 에 나가고 있다. "저희들이 가르치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배우는게 더 많아요. 특히 솔직함과 순수함을 많이 배웁니다.

" 황태룡 (黃泰龍.19.화공1) 씨는 "가끔 몸이 아플 때도 있지만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빠질 수가 없다" 고 말했다.

회장 박씨는 "아이들이 맘놓고 뛰놀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고 했다.

CHANCE는 올해로 13회째 '불우청소년 돕기 자선콘서트' 도 열고 있다.

올해는 오는 8.9일 이틀간 서강대 체육관에서 그룹 NEXT.잭스키스.주주클럽,가수 장혜진.엄정화.장필순.리아등이 자원봉사로 출연하는 음악회를 열 계획이다.

수익금은 어려운 형편의 청소년에게 장학금으로 전해진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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