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원,투자자 상대 거짓 공시 "사기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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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상장회사가 미국회사에 피인수된다는 거짓공시를 내고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공개매수계획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투자자들을 상대로 일종의 사기극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증권감독원은 31일 컴퓨터기기 및 직물제조 회사인 ㈜중원이 지난 4월 냈던 미국 알프스전자 피인수공시는 일단 거짓이었던 것으로 조사됐으며 레이디가구에 대한 공개매수신고서도 자금조달계획 등이 허위기재된 것으로 드러나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원은 지난 4월10일 미 알프스전자에 경영권을 양도하는 내용의 양수도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가 나중에 이 계획이 무산됐다고 재공시했으나 증감원 조사결과 알프스사는 지난 96년6월 영업활동이 중지돼 청산절차가 진행중인 회사로 인수능력이 없으며 애당초 양도계약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중원은 또 레이디가구주식의 공개매수를 위해 지난 8월 공개매수신고서를 냈으나 신고서상의 대금조달계획등을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감원은 신고서에 첨부된 예금잔액증명상의 예금은 대출담보를 위한 질권이 설정돼 있어 담보대체없이는 인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중원은 레이디가구 주식소유자들이 공개매수에 청약한 이후 대금지급을 두차례나 일방적으로 연기한 상태로 사실상 대금지급이 어려워 선의의 피해자들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서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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