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합니다]'에누리' 는 순우리말 오해하는 일 없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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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나는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하고 있어 대형할인매장을 자주 찾는 편이다.

얼마전 할인매장에 갔다가 겪은 일이 있어 적어본다.

단골로 가는 유명 할인매장에서는 영수증에 할인표시로 '에누리' 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계산대에서 50대 남자손님이 "이런 일본말을 유명업체가 버젓이 영수증에 사용하고 있는 것은 문제" 라며 여직원에게 항의하는 것을 보았다.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들도 그 손님의 주장을 들었고 나도 '에누리' 가 일본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매장의 담당직원도 고객의 항의내용을 회사에 보고하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세상에 에누리 없는 장사가…" 라는 노래가 있는 것이 생각났다.

집에 돌아와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에누리' 는 일본말이 아닌 순수한 우리말로 '물건값을 할인하는 일' 로 나와있었다.

결국 그 날 그 자리에 있었던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의 잘못된 상식으로 순수한 우리말을 일본말로 잘못 알게 된 셈이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아 알리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조항진〈인천시부평구부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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