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군, 워게임 첫 압록강 진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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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끝난 한·미 연합의 한반도 방어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의 핵심분야인 ‘가상전쟁(War game simulation)’에서 한·미 연합군이 처음으로 압록강 부근까지 진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상전쟁이란 키 리졸브 연습에 참가한 한·미군이 관련 작전을 실전처럼 수행하는 동시에 북한군과의 전투에 따른 인명 및 전투력 손실 등의 결과를 컴퓨터로 정밀 계산하는 방법이다. 군 소식통은 24일 “워게임 시뮬레이션에서 한·미 연합군이 북의 도발을 제압, 압록강까지 진격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한미연합사는 북한의 선제공격에 맞서 우선 한반도 주변 미군을 즉각 투입하는 등 전투력을 시차별 전개 데이터(TPFDD)에 따라 속속 한국에 증파했다. 실제 키 리졸브 훈련에 투입된 미군 병력은 주한미군 1만2000명과 해외병력 1만4000명 등 2만6000명이었다. 하지만 컴퓨터에는 60만 명 이상이 증원된 것으로 설정됐다. 미군 전투기는 1000여 대가 한국으로 날아왔고 항공모함도 5척 이상 한반도에 온 것으로 컴퓨터에 입력됐다. TPFDD는 북한이 침공할 경우 날짜별로 증원되는 미군 전력을 상술한 한·미 양국의 합의사항이다.

키 리졸브 연습은 TPFDD에 제시된 모든 부대의 지휘부가 참가해 실제로 작전하는 것처럼 실시됐다. 샤프 사령관은 훈련기간 막바지에 청문회 참석차 워싱턴에 머물렀지만 야간에 연합사 벙커와 화상회의로 이 작전을 총지휘했다.


가상전쟁 초반에는 북한군이 전방에 배치한 장사정포로 수도권과 우리 군을 공격했다. 그러나 한국군이 중심이 된 대화력전수행본부가 미 공군과 함께 합동직격탄(JDAM) 등으로 장사정포 진지를 정밀 폭격해 개전 초에 대부분 제거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 공군은 개전 3∼4일 만에 거의 격추된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군은 가상전쟁 중에 신경가스 등을 채운 화학탄두로 아군을 공격해 한·미 연합군에 상당한 피해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군은 핵무기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사용할 움직임을 보여 아군 작전이 제한받은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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