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신종 기생충 기승…와포자충·아니사키스등 출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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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최근 서울J병원에서 만난 全모 (42) 씨는 결핵에 걸리지 않았는데 2년 넘게 결핵약을 복용해온 것이 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全씨는 기침.가래가 심하게 나오고 피를 토하는등 결핵과 비슷한 증상을 보였으나 그동안 결핵균을 찾아내지 못한 상태였다.

全씨는 "우연히 혈청검사를 받다가 폐디스토마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돼 구충제를 복용했더니 금세 나았다" 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또 지난달말 인천J병원을 찾은 秋모 (56.인천시부평구십정동) 씨는 간질발작 증세를 보여 간질약을 먹었으나 나중에 혈청검사를 통해 유구낭미충이란 기생충에 감염된 것을 알게 됐다.

변검사만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한 신종 기생충들이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으나 중앙대용산병원.강남성모병원.서울대병원등 5~6개 대형병원에서만 특수기생충 검사능력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병의 원인이 되는 기생충을 찾아내지 못하거나 다른 병으로 오진, 환자가 불필요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가톨릭의대 조승렬 (趙昇烈) 교수는 "유구낭미충에 해마다 1백50여명이 감염되는데 감염사실을 모르고 지내기 일쑤" 라고 했다.

의료계에서는 60년대 우리 국민의 대표적인 기생충이던 회충.편충.십이지장충의 시대가 끝나고 신종 기생충 (작은 와포자충.아시아조충.아니사키스.스파르가눔등) 과 외래 (外來) 기생충 (말라리아 원충.리슈마니아등) 이 출현, 기생충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60년대 회충.편충은 전국민의 60%가 감염됐으나 위생관념 향상으로 지금은 0.1%, 구충은 20%에서 0.01%로 감염률이 낮아졌다.

한편 소가 주 감염원인 작은 와포자충은 신세대 기생충의 대표주자. 이미 우리 국민의 1~2%가 감염된 상태다.

주증상은 심한 설사.복통.메스꺼움등이다.

아시아조충도 이미 한국인의 약 0.7%가 감염됐다.

복통.복부 불쾌감등의 증세를 보인다.

또 해산어류나 낙지.오징어 내장등을 날로 먹으면 감염되는 고래회충 (아니사키스)에는 이미 1백61명이 감염됐다.

주증상은 격렬한 복통.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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