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미국서 '이유있는' 수영…"친근한 이미지 심기" 언론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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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 최고 지도자들은 수영복 차림으로 가끔 대중앞에 나타난다.

문화대혁명의 바람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질 때인 66년 마오쩌둥 (毛澤東) 은 양쯔 (揚子) 강에서 헤엄을 쳤고 덩샤오핑 (鄧小平) 은 88세 되던 92년 여름 휴양지 베이다이허 (北戴河)에서 수영함으로써 노익장을 과시했다.

미국을 방문중인 장쩌민 (江澤民) 중국국가주석도 하와이에 도착한지 불과 6시간만인 26일 오후 3시쯤 (미 현지시간) 와이키키 해변에서 수영하는 모습을 일반에 보여줬다.

毛가 당시 정적들을 물리칠 파워를 갖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해, 그리고 鄧이 지속적인 개혁개방을 지지하는 일환으로 대중앞에 자신의 수영하는 모습을 보였듯이 江도 다분히 정치적인 이유로 이날 1시간동안 와이키키에서 헤엄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우선 미국은 江주석이 일반 미국인들과 접촉을 늘려 친시민적인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이같은 제스처를 사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홍콩언론들도 여기에 높은 관심을 보여 홍콩의 명보 (明報) 는 江주석의 하와이수영은 과거 대만의 리덩후이 (李登輝) 총통이 하와이를 지날때 극히 저자세로 일관했던 점을 의식해 미국방문을 당당히 대내외에 선전하려는 뜻을 지닌 것으로 분석했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지등 많은 언론들은 江의 이번 수영이 毛와 鄧을 이은 제3세대 권력핵심으로서 굳건히 권력을 장악했음을 안팎에 과시하기 위해 취한 행동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홍콩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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