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야기현 지사선거서 무당파후보 승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26일 실시된 일본 미야기 (宮城) 현 지사선거에서 정당추천 없이 출마한 아사노 시로 (淺野史郎.49) 현 지사가 자민.신진당등이 합동으로 추천한 이치가와 이치로 (市川一朗.60)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해 일본정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아사노 지사는 정당들의 싸움에 싫증을 느끼고 있는 이른바 무당파 (無黨派) 층을 교묘히 파고들어 차점자인 이치가와 후보를 더블스코어 (62만2천표대 31만표) 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기존정치에 대한 깊은 불신감이 반영된 이번 선거결과로 하시모토 류타로 (橋本龍太郎) 총리 정권과 신진당의 오자와 이치로 (小澤一郎) 체제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아사노 지사는 선거를 앞두고 여야 기성정당들의 추천제의를 모두 거부했다.

일본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때 정식공천보다 느슨한 형태의 '정당추천' 제도가 일반화돼 있으며 복수정당의 연합추천도 흔하다.

아사노는 이전투구 (泥田鬪狗) 를 일삼는 기성정당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거부감을 간파하고 무당파층에 선거전략을 맞춘 것이다.

그는 기업들의 자금기부를 일절 거절하고 개인집회를 통해 선거자금을 모았다.

또 각종 공공단체의 내부정보를 철저하게 공개하겠다며 '탈 (脫) 정당.주민위주 행정' 을 공약했다.

한편 이번 선거는 투표율이 55.86%로 전번 선거 (39.20%) 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 무당파층이 정치에 관심이 없는 층이 아님을 입증했다.

[도쿄 = 노재현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