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은의 세상 풍경]97, 서울 어느 취업준비생의 비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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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회사족 (會社族) 고급간부 탈진현상을 말해야겠구나. 저기 더 올라가지 못하고 창틀에 매달린 사람들. 오늘의 오피스 타운의 풍경이란다.

결국엔 낙엽족 (落葉族) 이 되는 거지. 하지만 파릇파릇한 너희들이 갈곳없어 헤매는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

용기를 잃지 말라 거듭 전할게. 참, 인생은 끊임없는 자기 합리화 과정이라는 얘기 들어봤니. 실제로 그렇단다.

대기업에 가본 적이 있을 거야. 기억날 걸, 회전문. 현대의 직장인들은 그 문을 따라 습관처럼 뱅뱅 돌고 있단다.

그러다가 어느 날, 참을 수 없는 절망감에 빠져들고 말아. 이름하여 '회전문신드롬' 이란다.

내 말의 의미를 알겠지. 너희들은 아직 자유롭고 그래서 길은 아직 끝나지 않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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